"(야권에) 유력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저를 포함해 누구든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용기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신계륜(57ㆍ사진) 민주통합당 당선자(서울 성북을)는 2일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누구도 알 수 없는 게 대선까지의 일정이고, 유력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깜짝 놀랄 만한 변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노무현ㆍ정몽준' 단일화의 일등 공신이었다.
18대 총선에서 낙천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해 지난 4년간 '권토중래'의 심경으로 칼을 갈아온 그는 "내 인생과 내 지지자들의 정치생명이 이번 선거에 달려 있다는 심경으로 총선에 임했다"고 했다.
총선 승리로 4선에 성공한 신 당선자는 원내대표 경선의 유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고사의 뜻을 밝혔고 현재는 오는 6월 있을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대선 정국을 관리할) 당 대표는 노무현ㆍ정몽준 단일화 당시에 노 후보처럼 '버리겠다'는 마음을 먹어야 길이 보일 것"이라며 "국민에게 대선 후보의 장점을 보이고 감동을 줄 스토리를 만드는 일이 주어진다면 (당직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특별히 동기가 없는 개인의 영달 때문에 아귀다툼하는 식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 당선자는 대선에 나설 당 후보로 기존 유력 주자뿐 아니라 신인급 인사들도 도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스스로도 대선 후보로 나설 용의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렇게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 "오히려 저는 그런 상황을 만드는 데 조력자가 되는 게 이번 선거에 맞는 포지션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신 당선자는 인터뷰 과정에서 '노무현ㆍ정몽준 단일화' 사례를 수차례 반복했다. 특히 당시 '승리 가능성'에서는 정 후보가, '싸울 자격'에서는 노 후보가 앞섰던 사례를 들려주며 이번 대선에서의 야권 후보도 당장의 승리 가능성보다는 '자격'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길 수 있다는 것은 언제든 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외부 인사를 포함해 모든 야권 후보들이 '여당을 이길 수 있다'는 것에만 치중하기보다는 이길 자격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