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하이브리드 시장 육성하자

김익성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정부는 혁신 중소기업 3만개 육성과 해외 판로확보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3만명의 ‘똑똑한 자식’을 낳는 것 못지않게 이들을 어떻게 훌륭히 키울 것인가도 매우 중요하다. 이는 혁신 중소기업들이 생존ㆍ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어줄 시장이 존재하느냐와 연관돼 있다. 고객이 스스로 제품을 설계하거나 상품의 가격과 크기ㆍ디자인ㆍ컬러ㆍ기능 등을 선택ㆍ조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Hybrid) 시장도 그런 시장 중 하나다. 하이브리드 제품은 기존의 시장상품과 주문상품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다. 부품 단위로 판매하거나 몇 개의 부품을 조립한 완제품 형태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ㆍ자동차 부품, 건축자재, 조립식 가구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하이브리드 시장 고객들은 제품을 스스로 설계하거나 상품의 가격과 크기ㆍ디자인ㆍ컬러ㆍ기능 등을 선택ㆍ조합해 가치만족을 추구한다. 컴퓨터를 살 때도, 자동차를 고를 때도 고객은 주어진 다양한 선택 옵션들을 적절히 조합함으로써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제품을 만들어 쓰려고 한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상품을 생산ㆍ공급하는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물건을 만들거나 고장난 부분을 수리ㆍ개조ㆍ기능 개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부품ㆍ모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국내에서도 용산 컴퓨터 부품상가 등을 중심으로 한때 하이브리드 시장이 번성했으나 현재는 크게 위축돼 업자 중심의 판매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인건비가 비싼 선진국에서는 시내 근교에 자동차 부품이나 건축자재를 판매하는 대형 전문할인점들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시장이 잘 발달돼 있다. 혁신 중소기업 중에는 수출지향적인 부품업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이 다양한 부품ㆍ모듈을 공동으로 연구개발ㆍ생산해 국내외 고객들이 쉽게 조립할 수 있도록 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이브리드 시장은 자원절약, 환경보호를 기치로 내건 선진국들의 환경 무역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잠재력이 큰 시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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