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던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대북 관련 행보가 활발해지고 있다.
독일에서 귀국한 뒤 정치적 재기를 모색해온 정 전 의장은 지난 12일 상경, 당분간 서울에 머물며 북핵 해법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기간에 북한문제 전문가들을 연쇄적으로 만나 자문을 구할 예정이며 이달 말 ‘한반도 정세와 4대국 외교’를 주제로 전북대 초청 강연에 나서는 것을 시작으로 강연 정치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그와 가까운 한 의원은 “북핵 실험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다급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전 통일부 장관으로서 현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작업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가에서는 정 전 의장의 최근 행보를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활동을 본격화하는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정 전 의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열린우리당의 창당은 시대정신을 담고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며 “국민의 뜻에 따라 움직이겠다”고 말해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인 그가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현 여당의 ‘창조적 파괴’에도 앞장설 것이라는 얘기다. 그가 최근 열린우리당의 틀에서 벗어나 옛 민주당 인사들과 만나는 등 대외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16일 오후 서울 삼성동 ‘법무법인 아주’ 사무실에서 열리는 추미애 전 의원의 대표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정 전 의장은 2004년 미국에서 유학생활 중이던 추 전 의원에게 환경부 장관 입각을 제의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그는 또 한화갑 민주당 대표와의 만남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