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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애플 간 2차 특허소송 배심원 평결이 애플의 '실속 없는 승리'로 확정됨에 이번 평결이 양측 간 특허 공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반격 기회를 잡은 삼성과 안방에서 체면을 구긴 애플이 극적으로 특허 라이선스 합의를 이끌어 낼지 관심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1억1,962만5,000달러(1,232억원), 애플이 삼성전자에 15만8,400달러(1억,6000만원)를 배상하라는 지난 2일 평결을 확정했다. 애플의 배상액 계산 오류 이의를 받아 들였지만 액수 변화는 없었다. 전체 액수를 정한 뒤 세부 액수를 맞췄기 때문이다.
삼성이 애플에 배상해야 할 금액으로 평결된 1억1,962만5,000달러는 애플이 이번 소송에서 요구한 21억9,000만 달러의 18분의 1 수준이다. 애플은 당초 요구한 배상액의 5% 남짓한 금액을, 삼성전자는 3% 정도를 받게 됐다.
애플은 2차 소송에서 삼성이 5개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으나 침해 결정이 난 특허는 약식 판결을 통해 침해로 결정된 자동 완성 특허(172특허)와 데이터 태핑 특허(647특허) 등이다. 밀어서 잠금해제 이미지 특허(721특허)는 일부 제품이 침해했다고 결론 냈다. 다만 시리 관련 통합검색특허(959특허)와 데이터 동기화 특허(414특허)는 침해하지 않는 것으로 평결했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내세운 2개 특허 가운데 디지털 이미지 및 음성 녹음(449특허)를 침해 했다고 평결했다.
배심원 평결에 대해 외신들은 '삼성의 사실상 승리'라고 지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배상액이 당초 애플이 요구한 금액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애플이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의 성장을 늦추기 위해 수 년 간 소송을 시도해 왔으나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외신들도 "삼성은 애플이 요청한 22억 달러 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배상하게 된 것은 물론 애플이 삼성전자의 449특허를 침해 했다는 것이 인정됐다"고 보도했다.
배심원 평결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삼성전자는 애플의 과도한 손해액 주장을 거절한 배심원단의 결정에 동의한다"며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 일부를 침해했다고 판정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나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점이 미국에서는 ITC에 이어 이번에 법원에서 두 번째로 입증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모바일 업계 리더가 된 것은 지속적으로 혁신을 추구해왔고 소비자 선택권 제공을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이라는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2차 특허소송 배심원 평결이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나오게 된 것은 이번 소송이 애플과 삼성전자 간 싸움에서 벗어나 애플과 구글로 대변되는 안드로이드 진영 간의 특허전쟁으로 확산 된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차 특허소송 배심원 평결은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 라이선스 협상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특허 전문가는 "애플이 그간 과도한 로열티를 요구해 와 양측 간 특허 라이선스 협상이 계속 결렬되어 오고 있다"며 "이번 2차 배심원 평결은 애플이 주장하는 과도한 로열티 요구가 일정 정도 무리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에 따라 현재 진행중인 애플과 삼성 간의 특허 라이선스 협상도 긍정적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2차 특허소송 1심 최종 판결은 배심원 평결 이후 양측의 이의제기 등을 거쳐 오는 연말께 최종 판결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