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시승기] BMW 로드스터 'Z4'

꿈틀거리듯 선명한 곡선 파워 핸들링 감각도 일품자동차 마니아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의 시선은 요즘 BMW의 로드스터 'Z4'에 쏠려 있다. 지난 2002 파리 모터쇼에서 '신차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는 웅변을 하듯 파격적인 모습을 드러낸 차가 바로 Z4. 다소 기괴하기까지 한 전위적인 Z4의 겉 모습에 당혹스러움 보다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아프리카를 바라보고 있는 포르투갈의 남쪽 끝 휴양 도시 파로(Faro)에 전 세계에서 초청받은 기자들은 Z4 시승 행사를 통해 디자이너 크리스 뱅글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스포츠카의 열렬한 팬들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유혹. 측면에서 바라 보면 꿈틀거리듯 선명한 'Z'의 곡선이 눈에 가득 들어온다. 직선과 곡선이 절묘하게 섞인 파격적인 선의 흐름은 변화에 주저하고 있는 세계의 자동차 디자이너들에게 분명한 화두(話頭) 하나를 던지고 있었다. Z4는 192마력의 2,500cc와 231마력의 3,000cc 두 종류가 있다. 시승차인 3,000cc, 6단 수동변속기 사양은 정지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성능이 5.9초. 내달리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게 한다. 전자 파워 스티어링(Electric Power Steering) 덕에 핸들링 감각은 일품이다. 기어를 5단에 놓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지 않아도 속도계 바늘은 시속 200㎞를 쉽게 넘어간다. 타코미터의 바늘이 5,300rpm 부근에 이르자 속도계의 바늘은 230㎞를 가리킨다. 뒷바퀴를 구동하는 차지만 곡선도로에서도 핸들이 급하게 뒤틀리는 일 없이 가속을 그대로 유지한 채 원하는 방향으로 차를 이끌 수 있다. 다이나믹 스태빌리티 콘트롤(DSCㆍ곡선 주행시 네바퀴 각각의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조절해 주행안정성을 높이는 장치) 덕택이다. Z3의 열풍을 다시 한번 재연할 것 같은 예감이다. 전자동 지붕은 단 10초만에 개폐된다. 골프가방 두개가 들어갈 만큼 넉넉한 트렁크도 매력적이다. 미국 시장에는 이미 선보였지만 유럽과 국내에는 내년 초 본격 판매된다. 미국에서 Z4 3.0i의 가격은 4만 945달러. 국내 시판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BMW코리아에서는 내년에 100대가량은 너끈히 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Z4에는 3시리즈에 적용됐던 서스펜션의 개량형이 채택됐으며 옵션으로 DDC(다이나믹 드라이브 컨트롤)를 채용해 중앙 콘솔에 달린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Z4의 파워를 느낄 수 있다.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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