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수급안전판' 연.기금이 수급불안 주도

인덱스펀드 '스위칭' 영향인 듯

대표적 장기투자자로서 주가 급락시 '수급 안전판' 역할을 해야할 연.기금이 최근 급락장에서는 오히려 매도세를 주도했다. 20일 유가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종합지수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기관은 총 8천29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에비해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252억원에 불과했으며 개인은 7천594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특히 기관투자자 중 연.기금의 순매도액은 5천417억원으로 기관 순매도 규모의대부분을 차지했다. 연.기금은 지수가 반등한 19일에도 543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이며 지난 11일 이후 7일 연속 매도세를 유지했다. 7일간 연.기금이 가장 많은 판 종목은 삼성전자(순매도액 1천192억원)였으며 POSCO(290억원), SK텔레콤(212억원), 국민은행(185억원), 현대차(184억원), 한국전력(161억원), 우리금융(157억원), LG전자(144억원), S-Oil(141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연.기금의 매도세가 두드러지다보니 시장에서는 '연기금발 비관론'까지고개를 들고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증시에서는 모 연(기)금 총괄 책임자가 현 시황을 매우 어둡게 보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욱 설득력이 있는 것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인덱스펀드의 '스위칭(현물매도-선물매수)' 작업에 따른 물량 출회 가능성이다. 인덱스펀드는 종합주가지수나 KOSPI200 등 주요 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도록 대형주 위주로 종목을 구성한 펀드로, 시장에서는 현재 총 2조원 규모의 인덱스펀드가존재하며 이 중 상당 부분을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있다. 이 인덱스펀드는 베이시스상(선-현물가격차이)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은백워데이션 상태가 심해질 경우 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현물을 내다팔고 상대적으로 '싼' 선물을 채워넣는 '스위칭'을 진행하게 된다. 최근 선물시장 약세와 베이시스 악화로 연기금의 인덱스펀드가 대거 스위칭에나섰다는 설명이다. 이 영 한화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뤄진 연기금의 현물 매도 중 상당 부분은 스위칭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그러나 연기금 운용자 입장에서는 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한 것이므로 이를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현재 시장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연기금의 인덱스펀드 스위칭 물량을 받아낼 주체가 없고, 이로 인해 시장의 충격이 보다 크게 나타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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