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CEO와 차한잔] 이용민 제일투신운용 사장

"고객자산은 안전관리가 최고입니다" "경쟁사에 비해 수익률이 낮더라도 위험관리 능력만큼은 뛰어난 투신운용사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이용민 제일투자신탁운용(51) 사장은 근시안적으로 최고의 수익률을 지향하기보다는 고객의 재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장기적으로 고수익을 실현하는 것을 경영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한다. 제일투신운용의 자랑도 여기에 있다. 규모면에선 업계 정상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자산운용의 안전성면에서는 국내 최고의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이 사장은 "국내 경제를 경색국면으로 몰고 간 대우그룹사태 이후 국내 모든 투신사들의 수탁고가 급격히 감소했어도 제일투신운용의 수탁고는 오히려 증가했다"며 "우량자산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제일투신의 운용전략이 IMF체제 이전에는 수익률이 낮다는 이유로 외면당했지만 이젠 고객들의 신뢰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한다. >>관련기사 '가치투자' 正道강조 불도저형 전략가 고객들의 믿음이 커지면서 수탁고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월말 현재 제일투신운용의 수탁액은 10조8,000억원, 지난해말 8조5,000억원보다 27.05%나 증가한 것이다. 지난 6월 취임한 이 사장을 보면 맘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를 만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 사장의 경영 스타일에서도 이같이 푸근한 모습은 잘 나타난다. 이 사장은 자신을 제일투자신탁운용의 맏형으로 소개할 정도로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낸다. 이 사장은 "일단 부하 직원들을 믿고 권한을 부여했을 때 사원 모두가 책임의식을 갖고 맡은 일에 충실할 수 있다"며 "고객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투신운용사에서 임직원간 신뢰가 없다면 신탁자산 운용도 제대로 될 수 없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지난 6월 취임한 이 사장이 가장 먼저 관심을 기울인 것은 효율적인 인력배치. 최적의 인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우선 운용전문인력을 대폭 늘렸다. 관리부서에 배치됐던 운용전문인력을 운용부문으로 발령을 내고 외부에서 유능한 펀드매니저들도 과감하게 스카우트했다. 현재 제일투신운용은 전체 60명 직원 중 38명이 운용전문인력이라는 맨파워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투신운용사중 운용전문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로 손꼽힌다. 그만큼 회사의 역량을 고객 중심으로 집중하고 있다는 얘기다. 인력과 전산시스템의 조화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효율적인 자산운용을 위해 그동안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모델포트폴리오 전산화 작업이 마무리 단계다. 투자기업의 미래 수익추정치, 기업 가치평가 등을 제공하는 CJ-유니버스 등의 전산 시스템은 한층 강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사장은 전산시스템을 고객 자산의 안정적인 운용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인프라로 여기고 있다. 이 사장은 펀드매니저 출신이다. 비록 일선에선 물러나 있지만 아직도 주식운용에 대한 감각은 젊은 펀드매니저들에게 뒤지지 않는 다고 자부한다. 하루 일과는 새벽 5시부터 신문 탐독과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주요뉴스를 검색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사장은 "주식투자라는 것은 결국 누가 얼마나 많은 정보를 가지고 정확한 판단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며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혁명으로 정보는 누구나 공유할 수 있게 됐지만 무수한 정보를 소화해내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며 경험이 많은 주식전문가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주식투자가로 남기를 원하는 이 사장은 현 장세 전망에 대한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변한다. 그는 "주식시장은 내년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으나 최고 점은 680포인트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500포인트에서 680포인트사이의 박스권 장세가 1년정도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 전략은 '외국인 순매수에서 제외됐던 소외주 중에서 실적이 좋은 종목들에 대한 선별 투자'에 두고 있다. 이 사장은 "경영을 잘하는 투신운용사장 보다는 정확한 투자판단으로 후배 펀드매니저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사장으로 평가 받고 싶다"며 "항상 연구하고 공부해 후배들과 함께 투자전략을 토의하는 펀드매니저들의 맏형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투신운용사 CEO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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