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SRI펀드 쑥쑥 큰다

국민연금 900억 규모 자금 첫 집행결정<br>농협CA투신등 6곳서 올 신규 출시도


사회책임투자(SRI) 펀드가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 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상품을 내놓으면서 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은 물론 투자자금의 유입속도도 빠르다. 올 들어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이끄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가 등장하고 국내 증시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기관투자가 중 최초로 SRI펀드 투자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처음으로 국내주식 위탁운용 부문에 SRI형 펀드투자를 도입한 국민연금은 29일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농협CA투신운용과 SH자산운용ㆍ코스모투자자문 등 3개사에 각각 300억원의 자금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내년 초에도 이들 3개사에 추가로 200억원씩의 자금을 맡길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한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이 가진 긍정적인 가치를 평가하고 선별 투자를 함으로써 기업발전과 기금의 수익성을 추구해나갈 예정”이라면서 “국민연금에 적합한 사회책임투자의 기본 모델을 정립, 투자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RI펀드의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SRI펀드는 SH자산운용의 ‘Tops아름다운SRI주식’밖에 없었지만 올해 하반기에 농협CA투신운용ㆍ알리안츠운용ㆍ대신투신운용ㆍ산은자산운용ㆍ기은SG운용ㆍ우리크레디트스위스운용 등 6곳에서 새로운 펀드를 선보였다. SRI펀드가 본격적으로 운용되기 시작한 기간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아직 성과를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단기 수익률이 주식형 펀드의 평균에 비해 우수한 성적을 내면서 SRI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전체 주식형 펀드에 비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27일 현재 주식형 펀드 설정액 45조7,690억원 중 SRI 관련 펀드(공모에 한함) 자금은 1,560억원으로 그 비중은 0.34%에 불과해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SRI펀드로 206억원이 유입되면서 이 기간 주식형 펀드로 들어온 자금 5,180억원의 3.97%에 달하고 있다. 8월 SRI펀드를 출시한 농협CA투신운용의 경우 사모펀드 및 국민연금 투자분을 포함해 SRI펀드 설정액이 2,000억원을 돌파했다. 앞서 SH자산운용의 ‘Tops아름다운SRI주식’도 6월 출시 7개월 만에 설정액 1,000억원을 넘긴 바 있다. 이에 대해 굿모닝신한증권은 올해를 ‘국내 SRI펀드의 원년’이라고 평가하고 SRI펀드가 앞으로 21세기 글로벌 투자 트렌드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올해가 가기 전에 SRI펀드를 투자 포트폴리오에 넣어둘 것을 조언했다. 교보증권도 “미국의 경우에도 SRI펀드 도입 초기인 95년 시장규모는 전제 뮤추얼펀드의 0.5%에 그쳤으나 2005년 말께는 3.0%로 높아졌다”며 “국내 펀드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할 경우 국내 SRI펀드 시장규모는 내년에 1조5,000억원, 오는 2011년에는 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의 인기에 편승해 겉으로만 SRI투자로 포장한 펀드가 마구잡이로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투자자들은 가입에 앞서 해당 펀드의 투자내역 및 운용철학 등을 철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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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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