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2017년의 한국 경제 모습은 화려 그 자체다. 60% 초반에 머무는 고용률은 70%로 훌쩍 뛰어올랐고 3% 중반대로 고꾸라진 잠재성장률도 4%대로 회복했다.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아니지만 4%대의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하면서 1인당 국민소득도 4만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뿐인가. 사교육비는 2조원가량 줄어들고 주택거래량은 늘어나면서 전월세시장은 안정된다. 괜찮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쉽게 창업이 가능하고 성장의 사다리를 타면서 중견기업·대기업 성장 역시 쉽다. 2017년의 모습은 이미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청사진은 경제혁신3개년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돼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해지는 것을 전제로 했다.
실현 가능성은 어떨까. 정부는 "할 수 있는 과제만 꼽은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100대 과제를 25대 과제로 줄인 것도 그런 맥락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에 대한 평가는 다소 냉혹하다. 당장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3년 내 4만달러에 육박하는 성장을 하겠다는 것 자체가 너무 앞서가고 있다는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임원은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7년째 2만달러 벽에 갇혀 있는 실정"이라면서 "저성장 기조가 회복되지 않는 한 그 벽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밝힌 자료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16년에 3만2,000달러 정도가 된다. 2년 뒤에 3만달러를 돌파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특히 2017년에 3만4,000달러 달성을 예측했다. 3년 새 무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 더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은 다르다. 현대연은 낙관적으로 보면 2017년에 1인당 GNI 3만달러, 2021년 4만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비관적으로 볼 경우 1인당 GNI 3만달러 돌파는 2020년, 4만달러 달성은 2032년에 될 것으로 봤다. 정부 역시 낙관적인 분석틀로 결과를 산출했겠지만 갭이 역시 크다.
이뿐만이 아니다. 거시지표에 나타나는 지표 가운데 새롭게 창출되는 청년 일자리와 여성 일자리 역시 각각 50만개와 150만개에 달한다. 국책기관의 한 관계자도 "다소 무리해서 맞춘 측면이 일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