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1일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경제 수석 부처인 재정경제부는 고위층부터 말단에 이르기까지 ‘5ㆍ31선거’ 공포증을 앓고 있다. 만나는 관료마다 “제발 선거 때가 오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선거 이후에 불거질 판세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재경부에는 현안이 적지않다. 중장기 조세 개편, 하반기 경제운용계획 수립, 의료산업 선진화 등 여러 문제가 산적해 있다. 5ㆍ31선거로 당정협의도 열리지 않다 보니 정부는 말 그대로 여러 가지 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당 등 외부의 입김이 거의 없다 보니 정치적 고려보다는 경제적 시각에서 여러 가지 안을 검토, 논의하고 있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선거 전에 마련된 각종 안들이 5ㆍ31 이후 어떻게 달라질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점. 선거 이후 당정협의가 본격화하는 등 정치적 입김이 가세하게 되면 어렵게 만든 안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할 경우도 적지않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 결과에 따른 정치 역학구조 변화는 재경부 관료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할 요소다. 한 관계자는 “여당이 패배하고 야당이 압승할 경우 관료 입장에서는 정책방향을 정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선거 전에 마련한 각종 안도 정치권과의 협의과정에서 수 많은 손질이 가해지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