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동작을은 힘 있는 여당 후보를 선택했다. 그러나 나경원 새누리당 당선자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의 표차는 929표, 무효표는 이보다 더 많은 1,403표였다. 그만큼 동작 지역 주민의 마음에는 나 당선자와 여당을 향한 기대와 우려가 혼재돼 있다.
지난 2일 서울 동작구 남성시장에서 만난 시민 이모(69)씨는 재개발지역에 살고 있다며 "나 당선자가 동작을 '강남4구'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남성시장에서 만난 지역주민 상당수는 '힘 있는' 여당의 '똑 부러진' 여성 의원이 당선된 만큼 지역경제를 살려줄 것을 주문했다. 당선인사차 남성시장을 방문한 나 의원에게 벌써 관련 민원을 부탁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는 나 당선자와 여당의 공약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민심은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했다.
황동혁 동작구의회 부의장은 "동작을은 중량급 정치인이 맞붙으면 표심이 또 어디로 갈지 모르는 지역"이라며 "따라서 여당이 책임 있게 공약을 지키고 경제를 살리는 모습을 보이면 다음 선거에서도 여당이 선택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에 대해서는 정체성 확립을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이번 재보선에 투표하지 않았다는 직장인 구모(27)씨는 "그저 선거에 이기기 위해 야합하는 야당에 실망했다"며 "일관된 정책 없이 그저 여당에 무조건 반대하고 이념에 상관없이 다른 당과 단일화하는 게 야성(野性)이라고 생각 안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구씨는 "제대로 된 정책과 이념을 분명히 하는 것부터 야당이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