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홍준표 ‘폭로’ 당내서도 논란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축하금 등 거액의 정치자금과 뇌물로 보이는 1,300억원이 양도성예금증서(CD)로 은닉돼 있다는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의혹제기가 6일 당내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홍 의원이 전날 국회 법사위에서 이같은 의혹을 제기하면서 `결정적인 증거`라고 제시한 CD사본이 위조CD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CD가 위조됐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해당 CD에 적힌 계좌는 존재한다면서 노 대통령 측근비리의혹을 수사중인 특검팀에 관련자료를 넘기겠다는 입장인 반면 당내 일각에서는 위조CD 파문으로 당이 입을 피해를 우려하며 `무분별한 폭로공세는 지양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소장파 의원은 “한나라당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기 위해 모두 부심하고 있는 마당에 찬물을 끼얹은 격으로 우리 당의 부정적 이미지가 심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네거티브 전략으로는 더 이상 표를 못 얻는다는 점이 지난 대선 때 확인된 바 있으며, 지금도 노 대통령을 아무리 때려도 한나라당 지지도가 올라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 중진 의원도 “당이 위기인 줄 모르고 있다가 선거는 다가오고 상황은 좋지 않고 해서 마음이 조급해지다 보니 이런 실수를 하게 된 것 같다”며 “조급할수록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대변인실은 대형폭로 공세에 뒤이어 항상 내놓았던 관련논평을 한 줄도 내지 않았고 지도부도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CD파장과 관련해 모두 입을 닫았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홍 의원은 이날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원래 CD는 소유주가 소지하는 경우도 있으나 보통은 증권예탁원에 들어가며 따라서 원본CD가 유통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내가 공개한 K증권 관련계좌에는 금융채 형태로 3,300억원과 다른CD 1,200억원이 더 있다”며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이어 “곧 관련자료를 정리해 특검에 제출, 수사의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 의원은 “이것은 당 차원의 의혹제기가 아닌 개인차원의 문제”라며 “전략기획위원장이라는 당직명을 쓰지 말고 `홍 의원`이라고 써달라”고 기자들에게 요청하는 등 당내의 비판적 시각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임동석기자 fre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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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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