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 진주를 찾아라」아파트가 미분양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교통여건이 나쁘거나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은 것이 이유다. 당연히 미분양아파트는 투자가치도 떨어진다는게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에는 이같은 생각이 반드시 정답일 수만은 없게 됐다. 입지여건도 괜찮고 값이 비싸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미분양된 아파트가 상당수다. 특히 분양 당시에는 인기를 끌었으나 중도에 계약 해지된 아파트도 있어 눈만 크게 뜬다면 알짜배기를 고를 수 있다.
◇미분양아파트에는 세제혜택이 많다=미분양 아파트의 메리트는 청약통장이 없어도 된다는 점이다. 더욱이 정부는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6월말까지 미분양아파 등 신축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에게는 기존에 갖고 있던 주택수에 관계없이 구입후 5년까지는 매각시 양도소득세를 물리지 않는다.
이때문에 최근 미분양아파트를 찾는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미분양 물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아파트는 지난해말 현재 10만2,000가구를 웃돌았으나 올 2월말에는 9만3,000여가구로 1만여가구가 줄었다. 특히 서울지역 미분양아파트는 지난 2월말 현재 3,800여가구로 두달새 1,700여가구가 감소했다.
◇교통여건이 좋은 아파트를 골라라=아파트 구입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교통여건이다. 집값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걸어서 지하철역에 닿을 수 있는 곳이 좋다. 더욱이 입주시점을 전후해 지하철이 개통되는 곳이라면 집값 상승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이런 아파트는 실생활도 편리하지만 환금성도 높다. 수요가 많아 매물로 내놓으면 언제든지 사고 팔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에서는 교통 및 생활여건을 잘 갖추고 있는 도곡·공덕·신공덕·신당3·4·5구역 등을 주목할 만하다. 또 지하철 6호선이 들어서는 월곡·상월곡동과 7호선 전철역에서 가까운 상도·봉천·온수동 등의 미분양아파트도 눈길을 끈다.
◇내 몸에 맞아야 한다=입지여건과 함께 구입조건도 종합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 계약금은 물론 중도금 납입조건이 자신의 경제적 능력과 맞아떨어져야 하는 것. 무리한 자금계획을 세우기 보다는 가급적 금융비용 부담이 적은 아파트를 고르는게 좋다.
계약금은 대다수 업체가 분양가의 10%를 받고 있어 별다른 차이가 없다. 그러나 중도금은 업체마다 천차만별이다. 강동구 길동 신동아아파트의 경우 계약금 10%와 1회차 중도금 10%를 뺀 나머지 80%의 중도금은 잔금 납부때 내면 된다.
중계동 건영아파트는 잔금납부시기를 길게는 입주후 2년까지 늦춰준다. 4,000만원의 잔금을 2년 유예할 경우 1년간은 무이자며 나머지 1년은 연리 9.5%의 금리를 적용한다. 특히 3,000만원을 유예하면 아예 2년간 이자를 한푼도 물지 않는다. 상월곡동 동아아파트는 입주때 이사비용을 지급하고 입주한지 3년이 지나면 벽지·바닥재·주방가구·침실문 등 1가지를 무료로 시공해준다.
◇1,000가구를 넘는 대단지가 좋다=서울시내 미분양아파트중에는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각종 기반시설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단지 규모가 큰 아파트를 구입하는게 좋다. 미분양물량이 남아있는 아파트 중 단지규모가 큰 곳으로는 현대·동아·SK건설이 공동으로 짓는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과 SK건설이 성북구 정릉동에 짓고 있는 북한산시티로 각각 4,000가구, 5,000가구가 넘는다. 남산타운의 경우 26평형 150가구 정도가 남아 있고 북한산시티는 24평형 220가구, 33평형 4가구, 43평형 70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구로구 개봉동 현대아파트의 경우 총 2,412가구가 들어서는 대단지인데다 경인선 전철 개봉역 바로 앞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짓는 노원구 월계동 아파트와 동대문구 답십리 동아아파트도 각각 1,200여가구가 넘는다. 【전광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