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분기 성장률 2%대 추락…연 4% 성장 '빨간불'

수출둔화·고유가·북핵 등 2분기 이후도 복병 산재

1.4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2%대로 추락하는 것으로 추정돼 정부가 내세운 올해 4% 성장률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1.4분기성장률이 3%에 조금 못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연구소 등은 1.4분기 성장률이 2.8%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말 한은은 올해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상반기에 3.4%, 하반기 4.4%로 연간 4.0%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러한 전망을 감안할 때 1.4분기 성장률이 3%에 못미친다는 점은 우려를 낳기충분한 셈이다. ◆성장률, 작년말보다 더 부진 1.4분기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경우 이는 지난해 4.4분기의 성장률 3.3%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작년 4.4분기의 경우 거듭된 내수부진속에 수출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성장률이연중 최저치로 떨어졌으나 올해 1.4분기 성장률은 작년 4.4분기 수준을 웃돌거나 비슷한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정부와 한은은 내심 기대해왔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의 통화정책과 함께 정부가 내수회복을 위해 재정자금을 집중적으로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1.4분기 성장률이 2%대로 밀린다는 것은 심상찮은 상황이다. 분기성장률이 2%대로 떨어지는 것은 지난 2003년 3.4분기의 2.3% 성장 이후 1년반만에 처음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2.4분기에도 큰 폭의 반등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작년 2.4분기중 수출이 매월 40% 안팎의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한데 따른 반사효과로 올해 2.4분기 수출은 상대적인 둔화가 불가피하며 특히 반도체와 컴퓨터 등의가격하락으로 정보기술(IT)품목의 수출은 오히려 마이너스 또는 정체상태를 보이고있다. 여기에 수출둔화에 따른 성장률 부진을 만회해줘야 할 내수경기는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와 한은의 예측대로 올해 4%대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2.4분기 이후 현저한 경기회복이 이뤄져야 하지만 주변 여건은 만만치 않은 편이다. ◆연 4% 성장 가능여부, 대외여건이 최대 변수 한은은 현재의 경기흐름이 지난해말 예측했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으며 올해 4% 성장률 달성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따라붙는다. 바로 `대외여건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다면'이라는 단서다. 꺾일 줄 모르는 고유가와 냉.온탕을 오가는 북핵 문제, 중국 위안화의 재평가가능성, 미국 등 선진국 경기의 둔화, 달러화 약세에 따른 원화환율 절상압력 등 주변 여건들 모두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고유가 행진은 이미 지난해부터 만성적인 성격을 나타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편이다. 그러나 긴장의 도를 높여가는 북핵 문제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어 그 향방에따라 우리 경제에 적잖은 충격을 던져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밖에 나머지 요소들 가운데 어느 한가지라도 결정적 악재로 작용한다면 국내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연간 4% 성장을 불가능하게 할 공산이 커 보인다. 정부와 한은은 지난해 5% 성장 목표를 잡았으나 유가급등과 환율급락이라는 복병을 만나 성장률이 4.7%에 그친 바 있다. ◆담배, 의외의 복병 1.4분기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하게 된 요인 가운데는 담배생산 감소가 지대한역할을 한 것으로 한은은 분석하고 있다. 판매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담배는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이다. 부가가치생산액의 합계인 국내총생산(GDP)에서 담배 한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GDP 기준으로 0.62%에 달한다. 작년말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소매상들이 담배 사재기에 나선 탓에 올해 1.4분기중 담배 생산이 작년 동기대비 50%나 급감, 1.4분기 GDP에 0.4% 정도의 하락요인이 생겼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7월부터 담뱃값을 1갑당 500원씩 추가 인상키로 하고 관련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또 한바탕 담배생산이 GDP를 출렁이게 하는현상이 벌어질 전망이다. 만일 7월부터 담뱃값이 오른다면 담배사재기가 재연, 2.4분기 GDP 성장률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연간으로는 담뱃값 상승 자체가 흡연인구를 줄여담배수요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KT&G는 올해 담배의 내수판매와 수출물량이 작년 대비 18%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GDP 성장률에 적잖은 부담을 줄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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