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코스닥기업 '부동산 취득' 크게 늘어

인플레 우려로 설비투자보단 유형자산 매입<br>올 36곳 토지등 사들여 작년比 28% 증가<br>전문가 "성장성 훼손 우려… 투자 유의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코스닥업체들이 신규 투자에 나서기보다 토지ㆍ건물 등의 유형자산 획득을 통한 수익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경제 여건이 불확실함에 따라 실물자산 투자를 통해 손쉽게 이익을 보려는 업체들의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설비투자는 하지 않고 유형자산에만 관심을 쏟는 기업은 성장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의 ‘유형자산 취득 결정’ 공시는 올 들어 이날 현재 36건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28건)에 비해 28.5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들 공시는 토지ㆍ상가ㆍ오피스텔 등의 부동산 취득에 집중돼 있다. 자동차 내ㆍ외장재 생산업체인 한국큐빅은 지난 5월20일 공시를 통해 경기도 안산시의 토지ㆍ건물 및 부속설비를 자산 총액의 17.6%인 62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한국큐빅은 유형자산 취득을 위해 기업은행으로부터 45억원을 단기 차입했다. LCD 후면조명장치(BLU) 제조업체인 나모텍도 4월 ‘수익성 증대’를 목적으로 300억원을 들여 경기도 파주시 상가 매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300억원은 자산 규모의 100.20%에 해당하는 수치다. 공장자동화업체인 다르앤코 또한 분양수익 및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올해 전체 자산의 11.74%인 30억원을 투자해 일산의 건물 일부를 사들였다. 지난해 이 업체는 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여행업체인 자유투어는 사업의 안정화와 수익성 증대를 위해 자산총액의 27.64%를 들여 상가를 취득했고 핸드폰 및 엔터테인먼트업체인 모티스도 ‘회사 이익 창출’을 목적으로 30억원을 들여 상가를 샀다. 모티스는 지난해 2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지만 올 1ㆍ4분기 들어서 당기순이익 8억2,100만원 흑자로 돌아섰다. 한편 코스닥기업들의 신규 시설투자는 올 들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지금까지 신규 시설투자 공시는 39건으로 지난해 40건보다 줄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시장 상황이 어렵고 경제 여건이 좋지 않아 코스닥업체들의 공격적인 설비투자가 어려워져 생긴 결과”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연구원은 “설비투자를 하지 않는 것을 꼭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며 “하지만 유형자산을 축적하며 설비투자를 등한시 하면 성장성을 훼손시킬 수 있어 투자자들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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