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생산성 높여 국제경쟁력 강화/현대자 인력채용 중단 배경

◎“1인 생산성 일 업체의 절반” 인식/세계 10대 차업체 진입위해 불가피현대자동차가 「생산직 감축, 관리직 재배치」등 인력운영에서 일대 변화를 추진하기로 한 것은 「생산성향상 없이는 21세기가 불투명하다」는 판단과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는 생산직의 신규채용을 당분간 중단하고 울산공장 인력을 아산 등지로 재배치하며 중견간부의 영업소 파견 및 「사외파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불황에 맞춰 잔뜩 부풀어진 조직을 슬림화시켜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형태로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주력공장인 울산의 경우 잉여인력이 5천5백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관리직도 2000년대 세계 10대 자동차 업체 진입이라는 중장기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생산직의 슬림화 작업은 울산공장의 구조개편과 맥을 같이한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이는 최근 완공돼 가동에 들어간 아산공장의 생산성에서 확인된다』고 말했다. 중형차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의 생산직은 1천여명. 이들은 연간 15만대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여기에 8백여명을 추가투입하면 2교대 작업을 전개, 생산규모를 25만대로 늘릴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세계최고의 생산성을 자랑하는 일본 도요타를 앞지르게 된다』고 밝혔다. 또 관리직의 경우도 선진업체들에 비해 생산성에서 크게 열세에 있고 구조자체도 기형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게 현대의 설명이다. 현대 기획실의 한 임원은 『현재 관리직 가운데 과장급 이상의 비율이 27%에 달하고 있다』며 『이 상태로 간다면 오는 2000년에는 결재권을 가진 간부비율이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밝히고 있다. 이미 시행에 나선 팀제를 비롯 이번에 인력재배치라는 조치를 강구하게된 배경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가능한한 손을 대지 않으려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현대가 이번에 추진키로 한 조치는 궁극적으로 생산성향상을 통한 국제경쟁력의 강화가 그 목표다. 현대 스스로 진단하는 현재의 생산성과 경쟁력은 어떤 상태일까. 이에 대해서는 현대가 마련한 「21세기 중장기경영전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현대의 생산직 및 관리직 1인당생산성은 도요타, 혼다 등 일본업체들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으며 1인당 부가가치, 노동장비율 등에서도 선진업체들에 비해 2분의1∼3분의 1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 관계자는 『블루칼라(생산직)의 생산성은 도요타의 2분의 1, 화이트칼라(관리직)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인건비 증가도 이같은 대책의 주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대는 『지난 90년 이래 인건비증가율은 19%선에 달한 반면 부가가치증가율은 13%선에 머물러 왔다』며 생산성향상을 위해서는 인력구조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대는 『생산직 인력을 동결하고 생산성향상 노력을 전개할 경우 현재 50대를 밑돌고 있는 1인당 연간생산 대수는 오는 2000년에 70대 이상으로 늘어나며 한사람이 차 한대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인 「대당 M/H」도 현재 30시간에서 15시간으로 절반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현대는 지난 94년 미국의 컨설팅업체인 매킨지에 의뢰한 경영진단을 통해 인력, 조직 등 경영전반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번에 인력운영 계획은 구체적인 실행으로 분석되고 있다.<박원배·정승량>

관련기사



정승량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