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야크의 '래시가드'가 돌풍을 일으키며 메르스 여파로 침체된 여름 아웃도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래시가드가 아웃도어 시장에서 효자 아이템으로 떠오른 것이다.
6일 블랙야크는 여름철 수중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이들을 겨냥해 내놓은 래시가드 판매량이 당초 계획보다 호조를 띠자 급히 2.5배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다른 제품군의 경우 매장에 입고되고 3주가 지나야 판매량이 15%에 이르는 것과 달리 래시가드는 각 매장에 입고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해당 판매량을 넘어서는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대 이상의 반응을 두고 블랙야크 측은 "몸에 완전히 밀착되기보다 다소 여유 있는 착용감을 강조해 아웃도어 주 소비층인 40대 이상 중장년층까지 래시가드 구매자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몸매를 드러내는 래시가드가 몸매가 좋은 사람들만 입을 수 있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잘 착용하면 신체의 취약한 부분을 커버하는 남녀노소 대중적인 아이템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남윤주 블랙야크 마케팅본부 팀장은 "타사 래시가드 사이즈보다 팔 길이, 신축성 등을 20% 늘려 부담스럽지 않은 착용을 강조했다"며 "넉넉한 사이즈로 뱃살 등 단점은 가려주고 최신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세련된 물놀이 패션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년층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야크의 래시가드 판매가 날개를 달자 메르스 사태로 고군분투 중이던 아웃도어 시장은 덩달아 고무된 모습이다. 2012년까지 해마다 30%대 고속 성장을 이어가던 아웃도어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성장 정체기를 맞았다. 새 먹거리가 필요했던 아웃도어 업계는 스포츠 시장으로 눈길을 돌렸고, 영역 파괴는 올해 더욱 속도가 붙었다.
이중 가장 먼저 스포츠 부문으로 영역 확장에 나선 곳은 블랙야크다. 올 초에는 기존에 운영하던 '이얼티메이트' '네오수트' 등을 '스포츠블루' 라인으로 통합해 한곳으로 역량을 집중시켰다.
박정훈 블랙야크 상품기획부장은 "운동복, 레저복으로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애슬레저 룩' 열풍과 맞물려 래시가드 판매가 올 들어 더 탄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