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가 7년 만에 최저수준을 보이면서 자동차·부품 업체들의 수출에 대한 기대가 바닥을 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수출기업 500곳을 조사해 28일 발표한 '업종별 수출전망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유화업종의 수출전망은 가장 낮은 75.0을 보였고 자동차·부품(84.4), 철강(89.2), 조선·기자재(91.3) 등도 100 이하였다. 수출전망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올해 수출여건이 지난해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전망이 밝은 기업이 많으면 100을 넘는다.
저유가와 중국·인도 업체들과의 경쟁심화로 수출부진이 이어진 유화업종을 제외하면 자동차·부품업계의 수출 전망이 가장 어두웠다. 엔화가치 하락으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린 탓이다. 실제 올해 1·4분기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점유율은 7.8%에서 7.9%로 소폭 상승했으나 일본 도요타는 13.9%에서 14.6%로 뛰며 멀찌감치 도망쳤다. 철강업계는 일본과 경쟁 외에도 중국산 철강 재고가 많은 점이 수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조선업도 중국과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수출길이 험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업종의 수출전망지수가 133.3으로 가장 높았고 음식료(132.4)와 정보통신·가전(117.3), 고무·플라스틱(109.3) 업종 등도 수출 증가를 예상했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스마트폰과 반도체가 수출 증가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삼성 갤럭시S6와 LG G4 등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중국·인도·브라질·러시아 등 브릭스(BRICs) 시장 수출 확대가 기대됐다.
식품업계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이슬람 시장을 겨냥한 '할랄' 식품 수요 증가를 호재 삼아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전체 기업의 수출전망지수는 99.6으로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다.
국내 기업들은 수출 시장에서 위협적인 경쟁상대로 중국(62.0%)을 압도적으로 꼽았고 일본(11.0%), 유럽(6.2%), 아세안(4.4%), 미국(4.0%) 순이었다. 수출 애로 요인은 가격경쟁력 약화(47.4%)와 환율·원자재가 불안(37.0%), 해외시장 정보부족(28.6%), 수출금융 지원부족(21.4%) 등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역점과제로 환율·원자재가 안정(44.6%)을 이야기하는 기업들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