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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상황… 한없이 참담해진 일본기업
도요타 "중국서 車 생산 중단" 내달 한시적으로… 일본서 만든 완성차 수출도 안하기로닛산·혼다도 감산 검토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중국 소비자들의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도요타자동차가 다음달 한시적으로 중국 공장에서의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대중수출도 전면 중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차와 혼다 등 다른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중일 영유권 분쟁에 따른 판매악화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중국에서 감산체제에 돌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일본의 대중 수출악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도요타자동차가 최근 주요 거래처에 고지한 생산계획에서 오는 10월 중 중국에서의 생산을 '제로'로 상정했다고 26일 보도했다. 향후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기는 하나 현재로서는 10월 중국 현지생산 계획이 '백지' 상태라는 뜻이다. 지난해 같은 달 중국에서 생산된 도요타자동차는 약 7만8,000대, 연간 생산대수는 약 80만대에 달했다.
도요타는 또 고급승용차인 '렉서스'를 포함해 일본에서 생산하는 모든 완성차의 대중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아사히를 비롯한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도요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이후 반일감정이 고조된 중국시장에서 신차판매가 어려워진데다 중국 당국이 일본 수출품에 대한 통관검사를 강화한 탓에 일본으로부터의 부품수입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중국경기 둔화로 시장수요 자체가 둔화하고 있어 이 기회에 재고를 조정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다만 도요타가 현지직원들의 고용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공장가동은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30일부터 8일간 이어지는 중국 국경절 연휴를 맞아 예정했던 광둥성 주력공장의 휴업일정을 26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로 연장하고 연휴가 끝나는 다음달 8일 이후에도 야간 교대근무를 없애 조업시간을 대폭 단축할 계획이다.
중국 내 판매비중이 높은 닛산도 감산체제에 돌입하기로 했다. 닛산자동차 광둥성 화두공장을 비롯한 3개 현지공장은 연휴를 사흘 앞당겨 27일부터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며 다음달 8일 이후에도 야간 교대근무를 하지 않기로 했다. 닛산차는 세계 판매의 25%가 중국에서 이뤄질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유달리 높아 중국 현지감산과 판매부진이 지속될 경우 올해 예상실적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혼다도 광둥성에 위치한 현지 합작공장의 야간조업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일갈등 악화가 산업계에 본격적인 파장을 일으키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올해 수출 및 경제성장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다이와종합연구소는 최근 중일 갈등이 일본 국내총생산(GDP)을 연간 8,200억엔가량 끌어내리고 대중수출도 1조엔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이는 2011년 일본 대중수출액(12조9,000억엔)의 8%에 육박하는 규모다. 대중수출 감소의 간접적 영향을 고려한 생산감소액은 2조2,000억엔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영토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중일 양국은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양국 외교장관은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센카쿠 분쟁 이후 처음으로 회동했으나 앞으로 대화를 지속하기로 한 것 외에는 입장차이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 조치가 "중국 영토주권 침해이자 전후 국제질서에 대한 엄중한 도전"이라며 일본을 강도 높게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