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보통신/‘이동통신대전’이 다가온다

◎하반기 PCS·TRS 등 줄줄이 등장/시장환경 ‘소비자 위주’ 대변신예고이동통신시장에 전운이 감돈다. 이동전화와 무선호출 밖에 없던 국내 이동통신시장에 새로운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기 때문이다. 걸어다니는 공중전화 시티폰이 이미 비집고 들어온데 이어 8∼9월께면 「강적」 개인휴대통신(PCS)이 가세한다. 또 무선데이터통신, 주파수공용통신(TRS)도 올 하반기 잇따라 등장한다. 이들은 각기 최첨단 병기로 무장, 시장을 공략하며 치열한 점유율 전쟁을 벌일 것이 확실하다. 갈수록 경쟁이 가속화될 국내 이동통신시장을 특집으로 종합 점검해 본다.<편집자주> 「뜨거운 양철지붕」 올 하반기 개인휴대통신·주파수공용통신·무선데이터통신 등 신규통신서비스가 대거 등장하면서 한층 경쟁이 가열될 국내 이동통신시장을 비유한 말이다. 한여름 폭염에 달궈질대로 달궈진 양철지붕 처럼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열기가 뜨거워질 것이란 뜻이다. 그만큼 기를 쓴 살아남기 경쟁이 벌어진다. 그야 말로 「이동통신대전」이 임박한 폭풍전야의 풍경이 지금 펼쳐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동통신사업자들은 현재 27개.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이동통신사업자라면 기존 이동전화사업자로서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TRS사업자로서 한국통신의 자회사인 한국TRS가 사실상 독과점 시장을 형성했다. 물론 무선호출사업자로 「012」 SK텔레콤 외에 서울이동통신·나래이동통신 등 10개 「015」사업자들이 있지만 무선호출은 비음성 이동통신이다. 고도 통신서비스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지난 3월20일 걸어다니는 공중전화 「시티폰」서비스를 015 삐삐업체와 한국통신이 일제히 시작한데 이어 8월부터 무선데이터 3총사인 한세텔레콤·에어미디어·인테크텔레콤이 영업에 들어간다. 올해 이동통신시장 「돌풍의 핵」인 PCS 역시 한국통신프리텔·LG텔레콤·한솔PCS가 이르면 8월부터 선보인다. 무전기식 휴대폰이라고 할 수 있는 TRS는 아남텔레콤·서울TRS 등 6개 신규사업자가 11월 첫 전파를 발사한다. 올해말이면 음성서비스로 이동전화·PCS·시티폰·TRS, 비음성서비스로 삐삐·무선데이터통신 등 무려 6가지에 달하는 서비스가 한데 어울려 서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게 된다. 한편에서는 그만큼 우리 이동통신시장이 다양하고 풍성한 메뉴를 갖게 돼 이용자들의 선택권은 크게 넓어진다. 과거 이동통신 독점기엔 이용자가 통신품질에 불만이 있어도 가입 탈퇴 외에 달리 아무런 대안이 없었다. 두 회사가 경쟁하는 복점기에도 이용하는 회사를 바꿔보는 외에 더 좋은 대안은 없었다. 그러나 갖가지 서비스가 널려 있고, 수십개 회사가 경합하는 이동통신의 춘추전국시대에는 소비자들이 칼 자루를 쥐고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이 회사, 저 회사 것 써봐서 마음에 안들면 아예 서비스 종류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휴대폰이 비싸면 시티폰을 사면되고, 시티폰이 짜증나면 휴대폰을 사면 된다. 둘 다 싫으면 PCS를 고르고, PCS가 요란한 소문에 비해 썩 좋지 않다 싶으면 다시 휴대폰으로 돌아가면 된다. 즉 「공급자시장」이던 우리 이동통신시장은 곧 경쟁상태가 포화점에 이르면서 소비자가 주권을 행사하는 이용자 중심의 시장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소비자주권시장에서 통신사업자들은 품질을 더욱 향상시키고, 요금은 더욱 내려야 하는 가혹한 경쟁환경을 맞는다. 「고품질, 저가」는 바로 올하반기부터 국내 통신사업자들을 뜨거운 양철지붕 밑으로 내모는 생존조건이다.<이재권> ◎서비스 혁신되려나/휴대폰 ‘음성인식 다이얼링’ 최근 선봬/내년중반께 PCS ‘화상전달’ 가능할듯 통신업체의 경쟁이 가격인하보다는 서비스 경쟁체제로 전환될 조짐이다. 통신요금을 낮추는 방식만으로 가입자를 유치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업체들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 게다가 요금은 그동안의 인하로 인해 더이상 내리기 어려운 수준까지 이르렀다. 이같은 상황에서 업체들은 조금이라도 고객의 눈길을 끄는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휴대폰의 경우 올해 말께부터 시작될 PCS(개인휴대통신)가 가장 버거운 상대다. 이에따라 SK텔레콤, 신세기통신 등 휴대폰 서비스 업체들은 다이얼을 누를 필요없이 말로 전화를 걸수 있는 음성인식 다이얼링 서비스를 개발, 최근 상용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들은 특히 휴대폰의 액정표시장치(LCD)에 간단한 문자를 표시할 수 있는 「숏 메시지」서비스를 조만간 실시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짧은 내용을 굳이 상대방과 통화를 하지 않고 문자로 전달 함으로써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무선호출의 문자서비스와 기능면에서 유사한 서비스로 볼 수 있다. PCS는 후발주자로서의 불리함을 서비스로 만회한다는 전략으로 다양하고 획기적인 서비스를 개발, 서비스개시와 함께 선풍을 불러 일어킨다는 전략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PCS업체들은 특히 높은 주파수를 이용, 화상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장점으로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서비스 개시 초기에는 단말기 사정상 불가능하지만 단말기 업체와 협력을 통해 내년 중반부터는 화상전달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티폰업체들은 통화품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3월20일부터 서비스에 나선 시티폰 업체들은 초기 소비자들의 불만이 통화품질에 있다고 보고 이의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 나래, 한국통신 등은 현재 2만여개의 기지국을 올해 안에 2만5천개로 대폭 늘려, 통화 가능지역을 크게 넓힌다는 전략이다. 또 현행 10㎿의 주파수를 최고 10배까지 높이는 방안을 정보통신부와 협의 중이다. 이밖에 무선호출서비스도 위성서비스, 고속서비스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실시,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에 따른 가입자 유출을 방치한다는 전략이다.<백재현> ◎요금인하 어디까지/PCS,10초당 18원이하로 내려갈지도/업계선 단말기값 깎아주기 선택예상 「이동통신요금 어디까지 내려가나.」 이동통신사업자간의 경쟁이 가열될수록 이용자들은 즐겁다. 요금이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현재 이동전화요금은 10초당 24원(신세기통신)∼28원(SK텔레콤). 시티폰은 8원(시내)∼14원(시외)으로 이동전화에 비해 3분의1 수준이다. PCS의 경우 10초당 18원 이하로 내리기 어렵다고 사업자들은 보고 있다. 각기 1년에 1조원이라는 막대한 투자에 따르는 초기투자 부담탓이다. 시티폰은 이동전화·PCS가 결코 흉내낼 수 없을 만큼 요금이 싸다. 반면 이동전화와 PCS는 주파수대역만 다를 뿐 사실상 동일한 서비스인 까닭에 그만큼 요금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렇게 보면 PCS가 불리해 보인다. 역사가 13년이 넘은 SK텔레콤은 이미 본전을 뽑았고, 신세기통신은 PCS가 나올 때쯤 가입자가 1백만명에 달한다. 이동전화업체들이 큰 폭으로 요금을 내릴 여력이 PCS보다 크다. 업계전문가들은 SK텔레콤의 경우 10초당 20원 이하로 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인하폭이 무려 30% 이상이다. 이렇게 되면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PCS사업자들은 가입자 유치를 위해 한계점인 18원 이하로 내릴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는 「PCS 죽이기」의 가격전략을 쓸 때나 가능한 일이다. 또 그 정도면 SK텔레콤 역시 남는게 없어 「너죽고 나죽자」차원이 될 수도 있다. 통신요금은 내리긴 쉬워도 되올리기는 어렵다. 또 통신시장에서 요금이 가입자의 이용회사 선택에 미치는 영향 즉, 요금탄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따라서 이동전화와 PCS가 정면충돌해도 기존 사업자들이 극단적인 요금을 설정하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말 PCS요금이 18∼19원, 이동전화 22∼24원 수준에서 양쪽이 타협선을 찾으리라는게 중론이다. 요금보다 호객효과가 큰게 「최초 가입비용」. 이에 따라 경쟁이 격렬해질수록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요금인하보다는 가격보전정책을 통해 단말기 싸게 주기, 가입비 분납 등 할인판매전략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잘하면 우리 소비자들은 연말께 거의 단말기를 「거저 받고」개통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이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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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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