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가위/대목경기 위축속 “중저가를 팝니다”/추석선물

◎갈비·정육 등 생식품 지역특산물 대거 선보여/‘효도선물’ 캐치프레이즈 건강신발 내놓아 눈길/백화점마다 고객끌기 “선물세트 배달해줍니다”/업계,시장불황 대응 사은품증정 등 판촉열기올 추석은 기아사태를 비롯한 기업들의 잇단 부도와 기업의 자금난 등으로 경기가 매우 좋지않은 편이다. 백화점·슈퍼마켓 등 유통업체를 비롯 가공식품·세제류 등 제조업체들은 지난 8월 중순부터 기업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단체선물 특판활동을 벌여왔으나 매출은 크게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올 추석경기가 실종위기에 처한 것은 누적된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할인점들은 되도록 씀씀이를 줄이려는 고객이 대거 몰려들어 불황시대 유별난 호황을 연출하고 있다. 「E마트」 「그랜드마트」 「킴스클럽」 등 주요 할인점들은 고객이 크게 몰리자 할인점상품목록에 추석선물용품을 대량 포함시키며 대규모 추석판촉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비록 마진률이 박하지만 할인점에 선물용품을 납품하려는 업체들도 줄을 잇고 있는 상황. 전반적인 업계 분위기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반적인 추석경기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자 백화점등 유통업체들은 중·저가선물세트를 대량 선보이는 한편 비교적 호조를 보이는 상품권 발행물량을 늘리며 추석대목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강원 건강세트1호(1만7천5백원)등 1만원대 6종, 롯데햄 캔3호(2만6천5백원)등 2만원대 5종, 이쁜이통젓갈(3만7천원) 등 3만원대 5종을 주력선물세트로 삼았다. 미도파는 제주옥돔(3만원), 바다장어구이(3만6천원) 등 건강·효도선물세트 4종과 문배주(3만5천원) 등 주류 4종, 미도파사과세트(3만원)와 김세트(3만원) 등 식품 4종, 잡화·가정선물세트 4종 중·저가선물세트를 대량 준비해놓고 있다. 뉴코아백화점도 추석을 겨냥해 준비한 50종의 주력 선물세트 가운데 30여종을 5만원대 이하가격으로 조정하고 경기불황으로 씀씀이를 줄이려는 소비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역시 3만∼5만원대의 사과·배·감 등 청과류와 수삼세트, 북어포·밤·멸치·토종꿀 등을 세트화해 특판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상품권 역시 유통업체들이 크게 기대하는 부문. 현대백화점은 그동안 매년 상품권발행량이 크게 늘어난 점을 중시하고 올해 상품권발행량을 96년대비 58.4% 늘어난 3백25억4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최대 상품권발행업체인 롯데백화점은 전년대비 30%정도 늘어난 6백30억원어치의 상품권을 발행할 계획으로 있어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신세계백화점도 95년대비 32.6% 늘어난 2백40억원어치의 상품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중저가선물세트가 대량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이색 선물세트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 제화업계에서는 효도선물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건강신발을 대량 방출하고 있다. 건강신발은 신기편한 신발들로 일부 제품은 치료효과까지 내세우며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는데 올 추석 최대 인기상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갈비·정육 등 추석 최대성수품인 생식품의 경우도 맛과 질을 고급화시킨 지역특산물이 대량 선보였다. 유통업체들은 지방 곳곳에 축산농장들과 계약을 맺고 한우로 구성한 갈비·정육선물세트를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는데 가능한 포장비를 줄이고 내용물을 늘려 10만원대전후의 부담없는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추석은 예년보다 10­20일 정도가 빨라 햇과일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추석 때마다 제사상에 올려지는 부사사과와 신고배는 10월이 본격 출하시기라 물량이 태부족한 상태다. 이에따라 대형 유통업체들은 전담구매팀을 구성, 초기 출하된 물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중소 유통업체들은 물량확보에 실패, 이를 대체한 서양과일선물세트를 매장에 내놓고 있다. 올 추석매기가 별로 좋지않음에 따라 고객을 끌기위한 업체들간의 판촉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선물세트배달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뉴코아는 5일부터 15일까지 전담 배달팀을 동원, 수산물은 배달접수 다음날 배달을 완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등 3만원어치이상 구매고객에게 수도권지역을 대상으로 전면 무료배달을 실시한다고 나섰다. 이는 5만원어치이상 구매고객에게 무료 배달을 실시해주던 관행을 넘어 서비스대상을 대폭 낮춘 것이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점포망 및 상품집배송센터를 총동원, 전국적인 무료배달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선물세트포장재 보상, 배달사고시 교환·환불제도를 강행하고 있어 소비자들로서는 어부지리의 득을 보고 있다. 서울의 그랜드, 부산의 태화, 광주의 화니, 대구의 대구, 대전의 동양, 울산의 주리원 등 전국 배송망이 부족한 백화점들은 공동 물류망을 구축하고 전국적인 배달망을 가동하고 있다. 지역이 먼 곳으로부터 상품주문이 들어오면 이를 제휴 백화점에서 배달해주는 방식으로 무료 배달망을 가동하고 있는데 올 추석기간에 최소한 1만여건의 공동배달이 시행될 전망이다. 추석기간 중 고객에게 사은품을 증정하는 업체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 뉴코아·블루힐·갤러리아 등 많은 백화점들이 사은품으로 판촉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올 추석경기가 침체된데 따른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이강봉 기자>

관련기사



이강봉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