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1,000포인트 시대에 임하는 자세

노희영 기자<증권부>

“지금 주식 사도 안 늦은 건가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식에는 도통 관심이 없던 동네 아주머니들까지 만나면 주식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대에 안착하면서 접하게 된 또 하나의 새로운 모습이다. 예전에도 주위 친구나 선후배들로부터 ‘무슨 종목이 좋으냐’ ‘대박 종목 하나만 추천해달라’는 말은 종종 듣기는 했지만 그 연령층의 폭이 훨씬 넓어진 것이다. 며칠 전 증권가에는 모 증권사의 지점에 아기를 업은 아주머니 세명이 출현(?)했다며 지금이 ‘꼭지’(주가 정점)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돌았다. 지난달 29일 종합주가지수 종가는 1,111.37포인트. 10년8개월 전의 역사적 고점인 1,138에 불과 27포인트만 남은 상태다. 약 11년 만에 사상 최고치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현 주식시장 상황을 현 정권에서도 성과로 꼽을 정도니 일반인들도 솔깃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많은 증권 전문가들이 이번 상승장을 ‘대세 상승의 초기 단계’라며 앞으로도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시의 주변 여건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게 그 이유다. 특히 저금리로 위험이 높은 금융자산인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적립식 펀드의 효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가입자가 늘고 있는 게 예전과는 다른 현상이라고 말한다. 또 퇴직연금제 도입 등 증시 기반을 탄탄하게 만들 환경도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주식시장에 대한 일반 투자자의 시각도 바뀔 필요가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데이트레이딩하는 비중은 점차 줄고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이번에는 주식이 뜬다더라’는 식의 말만 듣고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여전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은행금리보다 조금 더 받는 게 어디냐”며 펀드에 가입했던 사람들이 최근 주식시장이 짧은 시간에 크게 오르면서 “은행예금은 1년 수익률이 많아야 5~6%이지만 주식은 상한가 한번만 치면 하루에 15%도 먹을 수 있다”고 욕심을 내기도 한다. 또 “언제 주가가 떨어질지 모르니 이제는 팔아야 한다”고 말하거나 “이제는 너무 올랐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뛰어들기에는 늦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는 새롭게 변화하는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식의 기본 개념이나 주식시장의 시스템에 대한 기본지식 및 이해 없이 무턱대고 주식을 사고 펀드에 가입한다면 주식투자를 아예 안하는 것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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