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경제초점] 국내경제

崔熙甲, 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 수석연구원최근 발표된 98년 국민계정에 따르면 98년중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5.8%이나 5.6%의 재고감소를 감안할 경우 성장률은 마이너스 0.2%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99년 경제성장률을 2%로 전망하고 있는 재정경제부는 재고기여도(7.3%)를 제외할 경우 99년 성장률은 마이너스 5.6%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 향후 재고의 움직임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므로 재고투자의 동기와 재고의 적정성여부에 기초하여 향후 동향을 살펴보는 것이 긴요하다. 재고는 기업경영에 있어 판매, 제조를 위해 보유해야하는 자산으로 통상 원재료, 완제품 등을 포함한다. 재고의 실제 구성은 업종별로 상이한데 제조업의 경우 완제품, 반제품, 원재료 등이 재고로 포함되며 조선, 건설업에서는 미완성공사 등이 그리고 도소매업에서는 상품, 적송품, 미착상품 등이 재고에 해당한다. 재고는 의도하지 않아 쌓이기도 한다. 제품이 팔리지 않는 것 이외에도 원료를 많이 도입했거나 불량품의 발생, 제조공정간 계산오류로 인한 누적 등으로 인해 재고가 생겨난다. 7%를 상회하는 높은 경제성장률, 높은 물가상승, 수입원자재의 비중이 높은 경영환경하에서 원재료확보, 재고확보는 곧 수익성과 시장점유율 유지와 관련된다. 이런 점에서 재고는 통상 투자로 간주되어 재고투자로 분류된다. 그러나 경기가 악화되어 팔리지 않는 제품과 원재료가 증가해 과도한 재고가 누적되는 경우 기업의 현금흐름은 크게 악화되고 기업부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재고가 갖는 이러한 양면성으로 인해 기업에 있어 적정재고수준을 유지하기는 매우 어렵다. 원자재가격, 제품가격, 매출동향뿐만 아니라 재고유지비용, 경쟁업체의 움직임 등도 고려해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조업체의 경우 적정재고는 통상 총자산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데 재고가 총자산의 20%를 넘어설 경우 위험하다고 판단한다. 외환위기후 재고급감을 보고 한국경제의 재고수준이 과도했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기업경영분석을 통해 본 재고관련 비율은 반대의 증거를 제공한다. 제조업의 경우 총자산대비 재고자산비중은 89년 16%에서 97년 11%로 꾸준히 하락해 왔고 재고자산이 실제로 판매돼 현금화되는 속도를 나타내는 재고자산회전율 또한 89년 6.8%에서 97년 7.5%까지 꾸준히 상승해 왔다. 결국 최소한 재무제표상에서 제조업체의 재고관리는 꾸준히 개선돼 왔다고 할 수 있다. 경제 전체적인 재고의 파악은 재고지수(산업활동동향)와 재고증감(국민계정)으로 볼 수 있다. 재고지수는 98년중 17.3% 하락했는데 이는 금액기준으로 28조원에 상당한다. 즉, 98년중 매출액 426조원에 대해 28조원은 재고로 충당하고 남은 398조원은 제품을 생산해 판매했다는 것이다. 제품이 생산돼야 고용이 늘고 소득도 증가하는데 매출의 상당부분을 재고로 충당했기 때문에 실업률은 6.8%로 치솟고 성장률은 급락한 것이다. 그렇다면 99년중 재고는 어떻게 움직일까? 대부분의 연구기관에서 재고자산이 98년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는 전제를 하고 있는데 이는 기업이 매출을 더 이상 재고로 충당하지 않고 제품의 생산을 통해 대응한다는 것이다. 즉, 매출 현상유지속에서 재고가 감소하여 고용, 소득, 소비감소의 악순환이 발생했던 98년의 패턴이 멈추고 99년중에는 재고유지, 생산증가의 선순환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산대비 재고비중이나 재고회전율을 볼 때 제조업체의 경우 외환위기와 더불어 과도한 재고감축이 발생했다는 가설도 성립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업들이 매출에 대비해 생산을 낮은 수준에서 유지하고 재고를 감축하는 패턴을 99년 상반기에도 지속한다면 99년중 의외의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즉, 일정 시점이 지나면 재고부족에 시달릴 수 있고 기업은 매출에 대비한 생산 뿐만 아니라 재고를 일정수준으로 늘려야 하는 생산에도 나서야 하고 이는 성장률 급등과 물가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동향> 지난주 시장금리는 장기금리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통화당국이 적극적으로 금리하락을 유도하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확인한데다 금융기관의 5대그룹에 대한 회사채와 CP 보유한도를 폐지 또는 완화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시장금리는 주중 내내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그 동안 단기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꿈쩍도 하지 않던 장기금리의 하락세가 뚜렷했다. 그러나 회사채수익률이 여전히 8%대를 굳게 유지했고 국고채수익률도 주말에는 하락을 멈추어 금리를 떨어뜨리기 위한 금융당국의 일련의 노력에 비해 장기금리 하락폭이 크다고만은 할 수 없어 금리하락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었다. 콜금리는 금융당국이 하락속도를 조절함에 따라 전주에 비해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번주 시장금리는 지난 주의 하락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에 장기금리가 상당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장기금리와 단기금리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아직까지 장기금리가 추가하락할 여지는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리하락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아 금융당국이 금리하락을 위한 후속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금리하락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콜금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 수준이어서 추가로 크게 하락하기 어려운데다 경기회복 가시화와 그에 따른 금리상승 가능성을 점치는 시장세력이 여전히 강해 장기금리의 하락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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