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 주기 판단으로 권위를 인정 받고 있는 전미 경제연구소(NBER)의 `2001년 10월 경기 침체 종료` 공식 선언은 최근 고조되고 있는 미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보다 확실한 자신감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증시 호황을 타고 미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바닥 논란`이 무성했지만 NBER이 결국 `경기 확장`쪽에 손을 들어준 것이기 때문이다. NBER는 “2001년 11월 경기의 바닥이라고 판단했을 때 위원회는 경제적 상황이 이때부터 바람직해졌다거나 경제가 정상적 생산능력 가동으로 복귀한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면서 “그보다는 경기침체가 그때 끝나고 회복이 시작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NBER이 이처럼 조심스럽게 부연한 것은 물론 많은 미국인들이 미 경제가 침체를 벗어난 지 이미 2년이 다 돼 간다는 결론에 선뜻 동의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부연 설명에도 불구해 여전히 일부 회의적인 시각은 남아 있다. 특히 NBER이 경기 판단의 주요 자료로 삼고 있는 실업률이 아직 개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이 논란의 여지다.
실제로 NBER이 경기 침체 종료 시점으로 지목한 2001년말 이후 실업률은 오히려 5.6%에서 6.4%로 증가했다. NBER 내에서도 경기 침체 종료 선언을 놓고 실업률을 중시할 것인지, 아니면 GDP를 중시할 것인지 논란을 벌인 끝에 총량적 개념의 생산력 확대를 기준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통상 2개 분기(6개월) 이상 GDP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경우 경기침체로 보고 있지만, 공식적인 경기 주기는 NBER이 결정한다.
2001년 미국 경제는 90년대 장기 호황이 형성한 자산 거품이 붕괴되면서 아주 짧은 기간의 침체를 거쳤지만, 여전히 3% 대의 잠재 성장률 아래의 저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인과 근로자들이 느끼는 체감 경제는 아직도 경기침체의 와중에 있으며,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경기가 이제 슬럼프에서 막 헤어나기 직전의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