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투자액의 30~40% 차지…위험부담 신주투자는 기피중소 창투사들이 투자회수에 대한 위험 회피를 위해 신주투자 보다는 전환사채(CB) 투자를 늘리고 있다.
21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대형 창투사가 신주 투자에 주력하는 반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창투사들은 투자회수가 용이한 CB투자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여성기업에 대한 투자의 경우에는 아직 회사에 대한 투자전망이 밝지 않다고 보고 당분간은 안전한 CB투자에 치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말까지 8.5% 대에 불과하던 창투사들의 신주투자액 대비 전환사채 투자비중은 올들어 급상승, 6월말에는 11%까지 올라가기도 하는 등 증가추세에 있다.
신세기 창업투자는 올들어 벤처기업에 대한 CB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지금까지 4개 업체에 10억원의 투자를 했다.
이는 올해 신규투자액의 40% 선에 달하는 것으로 회사측은 앞으로 당분간 위험성이 높은 신주 투자를 줄이고 CB투자에 대한 비중을 조금씩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창업투자는 올들어 CB에 대한 투자는 한건의 실적도 없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두개 업체에 15억원 이상을 인수할 예정이다. 올해 이회사의 신규투자액이 3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투자의 30% 선에 달하는 것이다.
이밖에 새한창업투자도 올해 총 투자액 10억원중 2억원 가량을 CB투자에 사용하고 앞으로 그 비중을 30%까지 확대할 계획이고 한국창업투자의 경우에는 앞으로 신주투자 보다 안전성이 높은 CB투자쪽으로 주력한다는 방침을 정해 놓았다.
이러한 CB 투자확대 경향은 첨단 기술분야 진출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여성기업에 대한 투자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난 8월 50억원 규모의 여성기업펀드를 결성했던 한능벤처기술투자는 지금까지 5개 업체중 4곳, 총 투자액 41억원 가운데 90%가 넘는 38억원을 전환사채로 투자했다.
거의 동시에 결성된 한솔창업투자의 한솔여성전문창투조합 역시 유일한 투자업체인 퓨얼셀파워에 5억원 규모의 CB투자를 실시했다.
이처럼 중소창투사들이 벤처기업의 CB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투자회수에 대한 위험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창투의 한 관계자는 "신주투자를 하면 벤처기업 경영자들의 모럴 해저드에 노출된 우려가 많지만 전환사채의 경우 그럴 부담이 상당히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창투사는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당수 벤처캐피털들은 당분간 CB투자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