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박근혜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경제 24회·개혁 7회 언급 … 빠뜨린 답변 체크 세심한 모습 보여

■ 이모저모

시종일관 차분한 분위기

다양한 손동작 곁들이며

결연한 의지 드러내기도

6일 오전10시 청와대 춘추관 2층.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자 출입기자들의 노트북 타이핑 소리가 요란해진다. 분홍색 상의를 입은 박 대통령은 "먼저 신년 구상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다"며 국민들에게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했고 이어 기자들로부터 13개의 질문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답변 도중 국민들에게 반드시 알려야 할 내용이 있는 대목에서는 다양한 손동작을 하기도 했다. 북한 관련 질문이 나왔을 때는 사회를 본 이정현 홍보수석이 박 대통령의 답변이 끝난 줄 알고 다음 질문을 받으려고 하자 박 대통령이 "아, 한 가지 질문에 답을 못했는데 급변사태 질문하셨죠"라며 특유의 꼼꼼하고 세심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박 대통령의 입에서 청소년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단어인 '대박'이라는 말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박 대통령은 남북통일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평화통일 기반 구축은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우리의 외교안보 전반을 아우르는 국정기조라고 할 수 있다"면서 "지금 국민들 중에는 이 통일비용이 너무 많이 들지 않겠느냐, 그래서 굳이 통일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생각하는 그런 분들도 계시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하지만 저는 한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라고 말을 이었다. 통일과 대박이라는 단어가 주는 묘한 어감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는 소통부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멋쩍은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을 소통부재로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며 강단 있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신년기자회견에서 '경제'를 24차례로 가장 많이 언급하며 민생경제 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와 집념을 나타냈다.


또 '투자'와 '개혁'도 각각 7회씩 거론하는 등 올해에는 투자 활성화를 통한 경기부흥과 공공 부문 개혁에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변화·혁신(각 5회)' '행복(4회)' '일자리(3회)' 등도 수차례 등장했다.

관련기사



박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18분간 신년 구상을 발표한 자리에서도 3분의2가량을 경제 활성화와 민생 분야에 할애했다. 공공기관 개혁, 일자리 창출 등 박근혜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들이 지난해부터 뿌리를 내리고 있는 만큼 집권 2년차에 열매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요한 정치 일정에는 바지 정장을 주로 착용했던 박 대통령은 이날도 바지 정장을 택했으며 200자 원고지 43장 분량의 모두발언을 시종일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읽어 내려갔다.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왼편에는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부 장관이, 오른편에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이 자리를 잡고 연설을 경청했다. 박 대통령은 밝은 표정으로 연설을 시작했지만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공공 부문 개혁 계획을 밝히는 부분부터는 웃음을 거두며 결연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안보 분야로서 '통일시대를 열어가겠다'는 대목에서는 연단에 가지런히 놓였던 오른손이 올라갔다. 또 "북한의 핵개발을 결코 방치할 수 없다"고 하면서는 어느 때보다 목소리 톤이 강했다.

기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은 모두발언 시간의 3배가 넘는 1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국정 전 분야에 걸친 13개의 질문에 답하며 언론을 통해 국민의 궁금증에 자세히 답변함으로써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그동안 '불통 청와대'라는 일각의 지적을 깨뜨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회견을 마친 뒤 춘추관을 돌며 기자 및 청와대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새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여성 기자가 한 번 안아달라고 하자 기꺼이 포옹을 했지만 남자 기자가 똑같은 부탁을 하자 웃으며 정중하게 사양했다.


서정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