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에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 실물경제에서 새로운 산업 투자와 소비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새로운 시장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 경제에 지금 드리워져 있는 '유퍼스 나무 효과(upas tree effect)'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유퍼스 나무는 자바에서 서식하며 독성이 아주 강하고 번식력이 강해 그 주변에서 동식물이 살지 못하게 한다.
영국의 저명한 지역경제학자인 피터 홀 교수는 첨단산업과 지역경제를 연구하면서 영국 산업혁명의 산실이었던 산업도시 글래스고가 오래된 낡은 조선산업에만 의존해 지역경제가 계속 쇠퇴하고 있음을 목격했다. 홀 교수는 낡은 조선산업이 글래스고의 도시 경제 생태계를 피폐화시키는 일종의 유퍼스 나무와 같은 나쁜 효과를 발휘한다고 해서 유퍼스 나무 효과란 용어를 사용했다. 홀 교수는 글래스고가 대학과 협력해 새로운 첨단기술산업도시로 변혁해야만 전통적인 조선산업이 뿜어내는 유퍼스 나무 효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다고 처방했다.
지금의 우리 경제에서 주택 시장의 계속되는 침체 현상은 새로운 산업 투자를 막고 소비경제를 침체시키는 유퍼스 나무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 주택 시장의 침체는 가계부채 악화, 산업 투자 위축, 불안한 금융시장을 만들어 경제 전반의 동맥경화를 초래하고 있다.
주택 시장을 하루속히 정상화시켜야 한다. 주택 시장을 보는 두 개의 관점이 있다. 한 가지는 전반적인 경제가 살아나야만 주택 시장도 정상화될 수 있다는 소극적 관점이다. 다른 한 가지는 주택 시장이 정상화돼야 전반적인 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는 적극적 관점이다. 지난 2009년을 전후해 미국발 경제 위기가 우리나라를 엄습해 우리 경제가 아주 어렵고 주택 시장도 침체 국면으로 들어갔다. 그 당시 주택 시장의 회복이 경제 위기 극복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적극적 견해를 갖고 주택 정책을 추진해 경제 위기 극복에 기여한 경험을 갖고 있다. 주택 시장을 정상화시켜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주택 시장의 견인차 논리 같은 적극적 관점이 요구된다.
미국의 경우 양적완화를 통한 가구의 주택 구입 능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주택 시장 회복은 물론 고용 회복과 내수경기 활성화를 촉진시켜 빠른 경제 안정을 가져오고 있다. 일본 역시 주택 시장이 점차 회복되고 이는 소비와 투자 증가와 맞물리면서 일본 경제가 장기 불황에서 서서히 탈출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주택 시장의 정상화는 우리 경제 회생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주택 관련 세제, 금융, 규제 완화 등의 실효성 높고 그 효과가 지속될 수 있는 정책 조합이 요구된다. 주택 시장 정상화가 경제 전반을 살리는 모멘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