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영화 개봉 요일을 당기면서 영화계의 목요일 개봉 관행이 무너지고 있다. 흥행 초반 기선제압을 노린 할리우드 영화의 개봉일 앞당기기에 국내 대형 영화들이 맞불을 놓으면서 90년대 후반 이후 굳어져 내려온 '영화는 목요일 개봉'이라는 고정관념이 무너지고 있는 것.
◇ 할리우드 영화 주도로 목요일 개봉 관행 무너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중 올해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이었던 '스파이더맨3'는 이례적으로 화요일인 지난 1일 개봉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3'는 개봉 첫 주의 열풍을 기반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현재까지 순항하고 있다.
이에 영향을 받은 듯 '캐러비안의 해적3: 세상의 끝에서'는 당초 24일이었던 영화 개봉일을 수요일인 23일로 하루 앞당겼다. 올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빅3'중 한편으로 꼽히는 '슈렉3'는 일찌감치 수요일인 6월 6일로 개봉일을 확정했다.
이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움직임은 대기중인 또 다른 대형 영화들인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 '다이하드4.0'의 개봉일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할리우드의 공격적인 개봉일 앞당기기는 대형한국영화의 연쇄적 개봉일 당기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아들', '이대근 이댁은' 등이 '스파이더맨3'의 개봉일에 맞춰 화요일에 개봉했고, '밀양', '전설의 고향' 등도 '캐러비안의 해적3'에 맞춰 수요일에 개봉한다. 한편 한국영화 상반기 기대작인 '황진이'도 '슈렉3'에 맞서 수요일인 6일 개봉한다.
◇ 대형 영화들 개봉일 앞당기기에 작은 영화들만 피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앞 다투어 개봉일을 앞당기고 있는 것은 첫 주 관객동원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다.
첫 주 흥행성적이 블록버스터의 홍보에 점점 중요해지면서 조금이라도 관객동원성적을 올리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개봉일을 앞당기고 있는 것. 한국 영화들 역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이런 움직임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일방적 피해를 보는 것은 작은 영화들이다. 대형영화들이 물량공세를 바탕으로 평일 스크린을 대거 점령함으로써 그나마도 제한적이었던 작은 영화의 상영기회가 더 작아지고 있는 것.
특히 500개 이상의 스크린을 잡은 대형영화들이 수요일 개봉을 강행하고, 심지어는 '유료시사'란 이름으로 변칙적으로 화요일 상영까지 하며 전주 개봉했던 예술영화나 작은 영화들의 스크린까지 빼앗고 있다.
이에 따라 평일스크린까지 점령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에게서 작은 영화를 보호하기 위해서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프린트수 제한 등 일정한 제도적 장치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