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0월 20일] 강남에 온 제비 한 마리

요즘 부동산시장에서는 바닥 논쟁이 한창이다. 전셋값 상승, 거래량 증가 등 최근 발표된 몇 가지 지표가 논쟁을 촉발시켰다. 한쪽에서는 주택시장의 바닥 다지기 현상이 뚜렷하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계절적인 현상일 뿐 예년과 비교할 때 아직 바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한다. 같은 지표를 놓고 앞으로 집값이'오른다'는 쪽과 '내린다'는 쪽으로 의견이 팽팽하게 나뉘고 있는 것이다.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것이다. 지금'집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바닥을 다졌다고 주장하는 쪽의 근거는 이렇다. 가격 변동의 선행지표인 거래량이 늘고 있고 전셋값이 급등하는 것은 바닥 탈출의 신호라는 주장이다. 향후 1~2년 입주 물량을 모두 합쳐도 올해 입주 물량인 30만가구에 못 미치며 지방 분양시장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논리도 덧붙인다. 반면 아직 바닥이 아니라는 쪽은 최근 지표가 의미는 있지만 아직 추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논리다. 거래량 상승은 예년과 비교할 때 아직 절반 수준에 못 미치며 전셋값 상승은 계절적인 요인이 반영돼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그 어느 쪽도 향후 부동산시장에 대한 확신은 없는 듯하다. 금리ㆍ환율ㆍ주가 등 과거에 비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워낙 복잡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변수뿐만 아니라 외부 변수도 따져야 하는 세상이다. 국내 부동산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급락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바닥을 주장하는 쪽이'V'자 형의 급격한 상승대신 연말까지 바닥 다지기 국면을 이어간 뒤 'U'자형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한 발을 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직 추세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택정책을 총괄하는 국토해양부도 "거래가 조금씩 늘고 있지만 더 지켜봐야 한다"며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다. 부동산시장의 낙관론을 얘기하기에 아직도 시장 불안요인이 너무 많다. 일부 지표만 보고 시장 전체의 추세를 판단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나 크다. 제비 한 마리가 온다고 봄이 오는 것은 아니다. 성급한 부동산 대세론에 편승하기보다는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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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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