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남미공동시장 위기론 확산…“TPP 뜬다”

브라질ㆍ아르헨티나ㆍ파라과이ㆍ우루과이ㆍ베네수엘라 등 5개국으로 이뤄진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현재의 폐쇄적인 운영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면 자멸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칠레ㆍ콜롬비아ㆍ페루ㆍ멕시코 등 4개국으로 이루어진 태평양동맹이 회원국 간 관세 철폐와 적극적인 자유무역협상을 앞세워 중남미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6월 출범한 태평양동맹은 인력과 상품, 서비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과 무역, 에너지, 인프라 통합을 목표로 한다. 지난달 23∼24일에는 콜롬비아 칼리에서 정상회의를 열어 회원국 간 교역품목의 90%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나머지 10%의 관세는 7년 안에 폐지하기로 했다. 태평양동맹은 블록의 이름에서 볼 수 있듯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지난 4일 워싱턴DC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TPP 협상 연내 타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TPP는 무역장벽 철폐를 통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통합을 목적으로 하는 다자 무역협정이다. 현재 기존 체결국인 싱가포르와 브루나이, 칠레, 뉴질랜드 등 4개국과 미국, 호주, 캐나다, 멕시코, 베트남, 페루, 말레이시아 등 총 11개국이 TPP 확대 협상에 참가하고 있다. 일본도 7월부터 협상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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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동맹이 TPP를 앞세워 이처럼 빠른 행보를 보이는 것과 달리 남미공동시장은 정치·경제적 문제로 내부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 탄핵 사태를 이유로 파라과이의 회원국 자격이 정지되는가 하면 블록을 이끌어야 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수시로 무역마찰을 빚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유무역을 앞세우고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태평양동맹이 남미공동시장의 위상을 흔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태평양동맹의 수출은 남미공동시장보다 10%가량 많았고, 태평양동맹의 평균 성장률은 남미공동시장의 배를 넘었다. 태평양동맹 회원국들은 세계 50여 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이 태평양동맹의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고 미국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에 남미공동시장은 회원국의 개별적인 자유무역협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브라질은 지금까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이집트 등과만 FTA를 체결했다. 이 가운데 그나마 협정이 발효된 것은 이스라엘뿐이다.

브라질 제1 야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인 아에시오 네베스 연방상원의원은 1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 나시온(La Nacion)과 회견에서 “남미공동시장은 갈수록 화석화되고 있다”며 “남미공동시장의 변화를 시도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평양동맹 4개국의 인구는 2억900만명,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중남미 전체의 35%에 해당하는 2조 달러에 달한다. 남미공동시장 5개 회원국의 인구는 2억7,900만명, GDP 합계는 중남미 전체의 58%인 3조3,000억 달러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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