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이 LG카드 지원을 위해 LG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LG의 지분 전량(5.46%)을 채권단에 담보로 추가 제공하고 은행들이 2조원의 자금지원을 확정함에 따라 LG카드의 정상화 발판이 마련됐다.
LG그룹은 20일 채권단에 당초 제시했던 10조4,000억원 상당의 매출채권과 구 회장이 갖고 있는 금융계열사 지분 외에 구 회장의 ㈜LG 지분을 추가로 담보로 제공하는 내용의 자본확충 확약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당초 구 회장 개인자격의 연대보증까지 요구하는 초강수를 뒀으나 구 회장이 ㈜LG 지분을 제공하기로 하는 등 LG카드를 살리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이자 일단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을 비롯한 8개 주요 채권은행은 이에 따라 이날 오후 임원회의를 열고 신규자금 2조원 지원에 필요한 분담액을 나누고 각 은행별 여신협의회 등을 거쳐 이르면 21일 최종 지원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채권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구 회장이 경영권을 내놓으면서까지 LG카드의 회생의지를 밝힌 데 이어 채권액 산정을 놓고 이의를 제기했던 일부 은행이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중재로 추가지원 분담액을 수용하기로 함에 따라 LG측으로부터 확약서를 받는 대로 지원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동성위기에 시달려왔던 LG카드는 이날 채권단으로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와 기업어음(CP)의 상환자금을 수혈받는 등 정상화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한편 대주주들이 증자문제로 마찰을 빚고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겪었던 외환카드 사태는 외환은행이 이날 이사회를 열고 카드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일단 고비는 넘겼다. 외환은행은 이사회에서 외환카드 2대주주인 올림푸스캐피털의 지분(24.6%)과 올림푸스의 우호지분을 주당 5,000원 수준에서 인수하는 방식으로 합병을 추진하고 추후 실사를 통해 감자비율을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진우기자 최인철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