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죄송합니다. 가진 것이 없어서 시신을 거두지못하겠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실업사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평소지병을 앓다 사망한 형의 시신을 인수하지 못하는 형제들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1시께 광주 북구 각화동 J아파트 105동 1003호에서 洪종진씨(45)가 숨져 있는 것을 金모씨(46.여)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 7월부터 洪씨와 동거해 온 金씨는 "홍씨가 오전에 기침을 심하게 하다 점심 식사후 자고 있는 줄 알고 흔들어 보았는데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洪씨가 지난 92년부터 기관지 천식 중증환자로 고생해 온 사실로 미뤄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검시한 뒤 시신을 동광주병원 영안실에 안치했다.
그러나 洪씨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 3일만에 영안실을 찾은 막내 동생(36.서울 은평구 응암3동)은 생활고 때문에 시신을 거두기 어렵다며 한탄했다.
봉제공 생활을 하다 최근 직장을 그만둔 그는 "8형제가 각처에 흩어져 힘겹게 생활해 오고 있는데 최근 생활형편이 더욱 어려워져 다른 형제들은 올 처지도 못된다"며 "형의 시신을 거두어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탄식했다.
경찰 관계자는 "형편이 얼마나 어려우면 친형의 시신인수를 거부하겠느냐"며 "동생의 무정함을 탓하기에는 사정이 너무 딱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