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반도체 바닥논쟁 3라운드 돌입

낙관ㆍ비관론 공방전가열, 美경기회복 기미없어 해프닝 우려'반도체산업의 진짜 바닥은 어디인가' 올들어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반도체산업 바닥논쟁이 세계 증시를 달구고 있다. 특히 이번에 벌어진 세 번째 논쟁은 반도체 주가 상승이라는 현실과 맞물리면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증시의 관심, 반도체에 쏠려 세계 증시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반도체산업 바닥논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악재로 얼룩져 하향곡선을 타고 있는 증시가 그나마 기댈 수 있는 유일한 호재가 바로 반도체 경기 회복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양상으로는 기대를 곁들인 낙관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미 반도체산업협회(SIA)는 2일 6월중 전세계 반도체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하락한 116억 달러에 머물렀음에도 4ㆍ4분기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일에는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가 낙관론의 깃발을 올렸다. 메릴린치는 반도체산업이 여전히 생산과잉과 수요부진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최악의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강조했다. 이번 3차 바닥논쟁에서 낙관론에 많은 사람의 귀가 솔깃했던 이유는 바로 그 동안 비관론을 펼쳤던 메릴린치가 낙관론의 깃발을 올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낙관론에 대한 반론이 멈춘 것은 아니었다. 손버그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알렉스 모틀리는 "운영 측면에서 반도체산업은 바닥에 도달한 것이 사실일 수도 있으나 과거의 침체기에 비해 고평가돼 있는 상태"라며 낙관론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4월 살로먼스미스바니의 반도체 애널리스트인 조나단 조셉이 낙관론을 펼쳤으나 실제 경기는 더 나빠졌던 상황을 재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바닥논쟁, 일과성 헤프닝으로 끝날 수도 이 같은 전례가 있어서인지 미 월가에서는 이번 3차 바닥논쟁 역시 일과성 헤프닝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즉 반도체시장 전망에 대한 이러한 논쟁은 올 봄부터 되풀이되고 있는 '낙관'과 '비관'공방의 재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올들어 지난 4월, 7월 두차례에 걸친 반도체산업 바닥논쟁의 한결 같은 특징은 낙관론이 제시되면 증시가 화답하다가도 비관론이 우세하면 바로 거품이 꺼지는 양상을 보여왔다. 결국 과거에는 두 번 다 낙관론이 참패한 셈인데, 이번에도 이 같은 상황이 재연될 공산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 들어 세계 반도체시장에 변화의 조짐은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반도체시장 회복으로 연결시키기에는 어렵다는 게 관련업계의 지배적 의견이다. 특히 미국 등 세계 경제가 개선되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반도체 경기 바닥론을 거론하기에는 무리라는 분석이다. 다만 반도체 업체들의 잇따른 감산, 투자계획 축소 결정으로 반도체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어느 정도 균형을 회복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논쟁도 누가 맞는지는 여러 상황을 지켜 본 뒤에야 밝혀질 전망이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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