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의 늪에서 허덕이던 항공주가 유가하락과 여객수요 증가를 양 날개 삼아 힘찬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지속적인 국제유가 하락세와 되살아나는 여객수요가 항공사들의 주가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6일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올해 3·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65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조5,243억원으로 전년보다 0.3% 늘어났다.
아시아나항공의 3·4분기 여객부문 탑승률은 중국·동남아·유럽 노선의 호조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포인트 상승한 81.8%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은 5일 8.6%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장중 한때 3.84% 올랐다가 전일 대비 0.12% (5원) 내린 4,2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는 10일 실적발표를 앞둔 대한항공(003490)도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약보합세로 장을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계속되는 국제유가 하락 덕분에 유가에 민감한 항공사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일보다 1.88달러 떨어진 배럴당 79.77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배럴당 평균 105달러이던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80달러 밑으로까지 떨어진 것이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항공사는 전체 운항원가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6~38%에 달하기 때문에 그 어느 업종보다 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과 같은 저유가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경우 항공업계의 실적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유가하락은 항공사들의 수익성 개선과 직결된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하락할 때마다 대한항공은 2,07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010억원의 영업이익이 추가로 증가한다. 이를 토대로 내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평균 85달러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대한항공은 연간 7,53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2,85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국제유가 하락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엔저 영향으로 일본행 여객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호재로 꼽힌다. 김기태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열린 한중 항공회담으로 지난 5월 말부터 양국 간 운항편수가 대거 늘면서 중국인 관광객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항공업종과 더불어 유가하락의 수혜주로 꼽히는 해운주도 전망이 밝다. 주익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해운사들의 매출은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유가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이익에는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하락에 힘입어 한진해운(117930)은 올 3·4분기 영업이익 6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이달 중순 실적발표를 앞둔 현대상선(011200)도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이날 대한해운(005880)(5.65%), 한진해운(1.64%), 현대상선(0.99%) 등 해운주는 일제히 상승세로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