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民 '부동산시장 이미과열'-官 '수출부진…조기회복'

民 '부동산시장 이미과열'-官 '수출부진…회복 초기'■ 民-官 경기논쟁 가열 '버블(거품)이 너무 심하다'(민간연구소) '아니다. 경기회복속도가 몇 달전에 비해 좀 빨라진 것일 뿐 아직도 본격적인 회복은 아니다'(정부ㆍ국책연구소) 수도권지역의 아파트 등 부동산가격과 주식시장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경기회복속도가 빨라지자 현재의 경기상황을 놓고 민간연구소와 정부가 서로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등 당국은 현재의 경기가 그저 회복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한다. 반면 민간경제연구소 등은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버블 조짐'이 일고 있다고 진단한다. 진념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은 7일 기자들과 만나 "일부 부동산시장의 가격이 올랐지만 수출이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의 경기상황을 과열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런 입장은 한국은행도 마찬가지다. 한은은 "경기가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출환경의 불확실성 때문에 아직 과열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진단은 정부당국과는 반대다. 절대적인 가계대출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증가세가 너무 가파른 탓에 물가를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선제적인 금리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일부는 버블론까지 주장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7일 국내 주택가격은 명목 경제성장률 수준과 비교했을 때 이미 버블이 발생했고, 주식시장도 기업수익 등 펀드멘탈과 비교하면 버블조짐을 일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재경부와 한은의 진단=재경부, 한은 등 정부당국의 경기 진단은 아직 보수적이다. 소비 및 건설ㆍ설비투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수출이 여전히 부진해 경기가 이제 막 회복세에 접어든 단계라고 평가한다. 지난 1월중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0.0%, 지난해 12월보다는 3.5% 증가했다. 이처럼 생산활동이 늘어나면서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6.4%로 크게 뛰어올랐다. 이는 올해 설 연휴가 2월로 바뀌면서 조업일수가 상대적으로 늘어났고 지난 연말의 자동차 파업으로 상대적으로 생산활동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으로 평가됐다. 반면 우리 경제의 견인차로 평가되는 수출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들어 수출은 1ㆍ2월 연속 감소하며 전년동기보다 평균 13.2%나 줄어들었다. 정부당국도 최근의 가계대출 증가세, 부동산 시장 등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한다. 하지만 물가상승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금리인상 등 거시정책수단을 동원할때는 아니라고 진단한다. 전철환 한은 총재는 "각종 거시경제지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라야 금리 등 거시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우리경제가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수출은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에 금리 등 거시경제정책 수단을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민간연구소의 주장=당국의 경기진단과는 달리 민간 경제연구소 등은 최근 경기상황에 대해 우려한다.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과열조짐이 일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버블론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최희갑 수석연구원은 '최근 자산가격 동향과 버블화 가능성'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시장에서는 이미 버블이 나타났고, 주식시장에서도 그런 조짐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우리 경제의 자산가격 동향과 함께 실물경기, 물가, 금융부문의 움직임이 지난 80년대말 일본경제의 버블 초기단계와 아주 비슷하다"며 "일본식 장기침체로 이어지거나 경제불안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택가격이 명목 경제성장률을 훨씬 웃돌 때 버블이라고 하면 이미 버블이 발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주택과 아파트가격은 각각 9.9%, 14.5% 올라 명목경제성장률(추정치 4.3%)보다 두 배 이상 뛰어올랐다는게 최 연구원의 주장이다. 삼성연구소 보고서는 주가도 기업 수익 등 펀더멘털과 비교할 때 버블조짐이 일고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말 현재 가중평균주가/주가수익비율은 29.3로 버블시기였던 지난 88년(26), 99년(30.4)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정문재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