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춘 한국고미술협회 회장은 2000년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시(集安市) 소재 고구려 시대 벽화의 도굴 배후로 자신을 지목한 MBC PD수첩 방송 내용이 사실무근이라며 PD수첩에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방침을 29일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작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흠집내기식 짜깁기 보도”라고 주장하며 “’PD수첩’이 사실과 다르게 보도한 부분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당시 고구려 벽화가 중국에서 나왔다고 해 확보하려 했고 (실물이 아닌) 사진으로 본 적은 있으나 구입 의사가 없다며 사진을 돌려보냈다”면서 “얼마 후 중국 단동에서 고미술품을 취급하는 김모 씨에게서 고구려 벽화가 여러 박스 있으니 사겠냐고 연락이 왔었으나 곧이어 국내 일간지에서 ‘고구려벽화 국내에 들어왔다’는 보도로 인해 물건은 중국 공안에 모두 압수됐다고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강진군 청자박물관이 10억원에 구입한 뚜껑 없는 청자주전자를 1억원대로 감정한 것이 시발점이 돼 모함을 받은 것”이라며 “이들 관련자가 최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국보급 ‘용문양큰항아리’의 일본 유출사건 수사에도 연루되는 바람에 더욱 나를 흠집내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PD수첩’은 28일 밤 ‘사라진 고구려 벽화’ 편에서 중국 지안(集安)시에서 도굴당한 고구려 고분의 행방을 찾던 중 한국인이 도굴범에게 돈을 건네고 벽화를 구입했다는 내용과 함께 이에 김종춘 고미술협회 회장이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PD수첩’은 이 사건과 관련된 중국 인민법원의 판결문을 통해 한국인이 도굴범들에게 55만 위안(당시 한화 8,500만원)을 주고 도굴을 지시, 벽화를 구입했다는 것을 파악했다. 또한 도굴을 지시한 한국인을 추적하던 중 한국고미술협회에서 이사와 감정위원을 겸하고 있는 이 모씨로부터 돈을 건넨 사람이 김 회장이라는 진언을 확보해 방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