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 저점논쟁 불붙었다

"지난해 4분기 바닥찍고 상승추세 진입" "연초 소비회복 일시적현상 낙관 일러"

실물 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난 가운데 정부와 연구기관 등 분석 주체들간에 경기 저점을 놓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상승 궤도에 올라섰다는 낙관론과 회복을 점치기에는 이르다는 ‘경계론 및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논쟁은 콜금리 방향을 놓고 중순 열릴 금융통화위원회를 좌우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들어 나온 경기진단을 종합하면 대세는 조심스럽게 낙관적 기조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4ㆍ4분기에 이미 저점을 지나 상승곡선에 들어섰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하나증권은 2일 18.7%의 증가율을 기록한 지난 1월 수출 실적을 인용, “상반기 수출 증가율이 10%선을 유지한다면 심리적 저점은 지난해 4ㆍ4분기가 될 수 있다”며 “이는 경기회복의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현대증권도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토대로 “기업 체감경기가 지난해 말을 저점으로 1월 중 바닥을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낙관적 기조는 보수적 성향이 강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BSI지수에서도 드러났다. 전경련이 내놓은 2월 BSI는 85.7로 지난해 10월 99.2를 기록한 후 지난달 77.8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진 수치에서 다소 반전했다. 경기침체가 다소나마 진정될 기미를 보여준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경계심, 심지어 비관론을 강하게 드러내는 분석도 적지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일 내놓은 진단은 매우 어둡다. 김윤기 주임연구원은 이날 ‘나라경제 2월호’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지표 추이를 감안할 때 경기는 하강국면이 진행 중”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실질적으로 가계 빚이 줄어들고 고용여건이 개선돼야 하기 때문에 (소비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지배적 견해”라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소비침체 지속 원인과 탈출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연초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소비회복세는 한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있어 본격 소비회복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구현 소장은 “내년 상반기가 본격적인 회복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증권도 “경기회복을 시사하는 근거가 뚜렷하지 않고 실물 데이터들은 하강세가 이어질 것임을 보여준다”며 “최근 금리급등에 회복 기대감이 녹아 있다면 때이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계 기관의 진단도 엇갈린다. 리먼브러더스가 “한국의 경기회복이 급진적이고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낙관한 반면 모건스탠리는 “소비회복에도 전반적 회복은 이르다”고 경계론을 폈다. 심지어 스티브 마빈 도이치증권 상무는 “대외 수요를 내수 성장세로 변화시키는 메커니즘을 가동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셀 코리아’를 권고하기도 했다. 낙관ㆍ비관론이 이처럼 교차하고 있지만 연구기관과 증권사들의 처방은 엇비슷하다. 수출 부문에서는 경쟁력 약화를 막기 위한 정부의 적절한 개입, 내수에서는 소비촉진 분위기 확산과 복합관광레저단지ㆍ도시 건설 등을 통한 해외소비 흡수 등이 대책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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