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각상

미국의 국부 조지 워싱턴의 얼굴은 입이 뾰족하게 튀어나온 것처럼 보였다. 무게가 3온스(약85g)나 되는 의치 때문이었다. 미국 1달러 지폐에 실려있는 우아한 초상은 화가 길버트 스튜어트가 의치 대신 솜덩어리를 입안에 넣고 그긴 그림이라고 마취과 전문의사며 문필가인 리처드 고든이 쓴 '역사를 바꾼 31명의 별난 환자들'(에디터 출판)이란 책은 밝히고 있다. 워싱턴의 초상화 얘기를 꺼내는 것은 고든의 기록에 접하면서 우리에게는 왜 저들처럼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지도자, 의치로 일그러진 얼굴을 우아하게 분장해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지폐에 새겨넣고 싶은 지도자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경우 지폐에만 그 모습이 실려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어디에고 그의 조상(彫像)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에도 애국선열 등 훌륭한 인물들을 기리는 조상은 수없이 많다.서울의 남산공원이나 대공원에만 가도 즐비하다. 그러나 한가지 기이한 것은 그 어디에서도 우리가 몸담고 있는 나라, 대한민국의 건국이나 발전을 이끈 지도자의 모습은 찾아 볼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해방의 혼돈과 6.25전쟁의 폐허에서 나라를 일구어 이제는 세계 부자나라들의 모임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도 당당히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그 같은 성장과 발전은 물론 온 국민의 피땀으로 이룩된 것이지만 동시에 앞을 내다보고 나라를 이끈 지도자들의 공적을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이들의 모습을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보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우리 스스로 되새길 길 조차 없는 것이다. 일이 그렇게 된 데는 물론 그만한 사정이 있을 것이다.지도자에게 그들의 공적을 가릴 정도의 잘못이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우리가 남의 공적을 인정하는데 인색한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훌륭한 지도자를 갖는다는 것은 축복이고 자랑이다. 설령 과오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모습을 기념물로 남기는 것이 후세를 경계하는 의미도 있음직하다. 또다시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날을 맞고 있다. 국민의 사랑을 받고 조상을 세우는데 이론이 없을 훌륭한 지도자가 뽑혔으면 좋겠다. 신성순(언론인)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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