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명동사채시장 정치자금세탁 괴담

대선틈타 거액 채권등 현금 교환시도 대선을 앞두고 명동 사채시장에 정치자금 세탁과 관련한 '괴담(怪談)'이 퍼지고 있다. 특히 사채업자들은 자금세탁설에 오르내리는 자금의 규모가 건당 수백억원대에 달해 대선 정국을 틈타 가짜 채권 등을 유통시키려는 사기 수법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몸을 사리고 있다. 거액자금의 세탁의 매개체는 주로 미 재무성 채권(TB)나 외국계 은행이 발행한 수표.명동의 한 사채업자는 19일 "미국계 은행의 수표 4,000만 달러를 한화 480억원으로 바꿔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용도를 정치자금으로 밝히고 거액의 외국 수표를 바꾸려는 시도는 5공 정권이후 처음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명동의 정치자금 세탁의 배경은 두 가지로 풀이된다. 첫번째는 정치권의 실제 자금수요. 정치의 계절을 맞아 해외로 은닉됐던 자금이 명동을 통해 '깨끗한 돈'으로 둔갑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는 것. 두번째는 사기 가능성이다. 사채업자들은 지난 11일 인천공항 세관에서 1,163조원 상당의 위조 미국채권이 적발된 것과 18일 125조원대의 위조 미국채권과 다이아몬드를 300억원에 팔려고 하다 검찰에 검거된 이른바 '미국 펀드가방' 사건도 같은 맥락에서 파악하고 있다. 한 사채업자는 "현재 명동시장에 모두 12종의 미국채권이 굴러 다닌다"고 전했다. 제도금융권에서는 '명동을 통한 정치자금 세탁'의 개연성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H은행의 한 관계자는 "수출입 관계서류를 위조하는 '환치기'라는 확실한 수법을 놓아두고 정치권이 하나 하나 체크되는 미국 채권이나 수표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기꾼들이 명동시장을 통해 풍문을 흘리고 거액을 지닌 일반인에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조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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