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폰 생산 내년 1억대 돌파CDMA시장 확대로 내년 EU등 수출 더 늘듯
지난 89년 삼성전자가 내수용 휴대폰을 출시하기 시작한 지 15년도 채 되지 않아 '메이드 인 코리아' 휴대폰 연간 생산량이 8,000만대를 넘어섰다.
내년에는 미국ㆍ중국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시장이 확대되고 국내업체들의 유럽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생산량이 1억대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내년 세계 휴대폰 판매증가율이 10% 내외로 예상되고 있는 데 비해 국내 주요 업체들은 30% 이상 증산할 계획이어서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 분명하다.
▶ 국내 휴대폰 생산 내년 1억대 돌파 전망
국내업체들은 내년도 생산 및 판매 목표치를 올해보다 30% 이상 늘려 잡고 있으며 심지어 2배 가량 늘린 곳도 있다.
올해 약 4,100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잠정 집계한 삼성전자는 내년에 5,500만~6,000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도 GSM 단말기 생산을 대폭 확대, 올해보다 40% 가까이 늘어난 2,200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수시장에도 본격 뛰어드는 팬택과 팬택&큐리텔은 올해보다 2배 가량 늘어난 1,80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밖에 텔슨전자는 내년에 500만대 판매,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으며 세원텔레콤ㆍ맥슨텔레콤 등도 생산을 대폭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위탁생산을 하는 중소업체들을 포함할 때 내년에 국내업체들이 제조하는 휴대폰 수량은 약 1억3,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국내 중ㆍ대형업체들은 증산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일정 부분을 국내 중소업체들에 위탁생산하고 있어 휴대폰 증산이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더욱 커지고 있다. 또 중국 등지에서 해외생산하는 방식도 추진하고 있으나 기술의 차이가 워낙 커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다.
▶ 수출 주력상품 위치 확고
올해 휴대폰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약 12조원)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삼성전자가 노키아ㆍ모토롤러와 함께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3강 체제를 굳히고 있는 가운데 LG전자는 지난 2ㆍ4분기부터 알카텔ㆍ파나소닉을 제치고 세계시장 6위로 올라섰다.
또한 우리는 주문자상표부착(OEM)이나 개발자주도생산(ODM) 중견업체들이 많기 때문에 실제로는 표면상의 시장점유율보다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내년에도 수출전망은 밝은 편이다. 국내업체들은 중국과 미국시장에 이어 유럽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가 승부를 걸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는 미국과 중국의 CDMA 시장이 본격화되고 흑백폰에서 컬러폰으로의 대체수요가 늘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유럽시장에서 국내업체들의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내년에 국내업체들의 유럽진출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내수시장은 혼조 예상내년에는 휴대폰 보조금 지급금지의 법제화와 경기침체로 인해 내수시장이 올해 1,540만대보다 다소 줄어든 1,4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중견업체들이 내수시장에 진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팬텍&큐리텔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텔슨전자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컬러폰, 카메라 내장 휴대폰, 위치추적(GPS)폰, 모바일 커머스폰, EV- DO폰 등 다양한 휴대폰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대체수요가 얼마나 일어날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 중장기 전망은 불투명
대부분의 업체들이 휴대폰 생산량을 크게 늘릴 계획이어서 부품수급에 대한 애로가 점점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경쟁격화로 영업이익률 즉 마진이 줄어들 것이 분명해 채산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좀더 멀리 보면 중국이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중국으로의 기술유출이 심각한 상황이고 빠른 동영상이 가능한 3세대 이후의 휴대폰에서는 중국이 아예 자체 기술표준으로 승부를 걸 계획이어서 국내업체들의 중국진출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경우 자연히 국내에서의 생산은 줄어들고 중국 현지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자체 브랜드로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ㆍLG와 같은 대기업과는 달리 OEM 수출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중견ㆍ중소소업체의 경우 제품단가가 낮은 만큼 기술력 및 마케팅 확대를 통한 수익성 제고가 당면과제다.
정민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