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는 사업승인 전후가 매도 타이밍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정 등 재건축 관련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사업단계별 아파트 가격등락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과거에는 안전진단ㆍ건축심의를 통과할 경우 큰 폭으로 뛰었으나 최근에는 안전진단 통과 후 오히려 하락하고 사업승인 시점에서 반등한 뒤 이주ㆍ철거시점에서 다시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일 닥터아파트가 서울지역 재건축 대상 아파트 147개단지 13만1,000가구의 사업단계별 아파트 값 동향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주ㆍ철거 때 하락폭 가장 크다=재건축 아파트 사업추진 절차는 안전진단, 건축심의, 사업승인, 이주ㆍ철거 등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과거에는 각 단계를 거칠 때마다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가격 흐름에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닥터아파트가 조사한 단계별 가격 변동률을 보면
▲안전진단 통과 전 -0.61%
▲안전진단 통과 후 -0.42%
▲건축심의 -0.85%
▲사업승인 2.87%
▲이주ㆍ철거 -1.09% 등이다.
용적률 등이 확정되는 건축심의와 추가부담금 규모가 결정되는 이주ㆍ철거 단계에서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사업계획이 최종 확정되는 사업승인 시점만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재건축, 투자 시점 변화 불가피=오는 7월부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시행되는 데다 용적률 규제 등으로 인해 재건축 아파트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여건을 고려해 볼 때 안전진단ㆍ건축심의 통과 등의 재료가 호재보단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 특히 추가부담금이 결정되는 이주ㆍ철거 시점의 경우 하락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과거처럼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할 때 단계별로 치고 빠지는 전략을 세웠다간 낭패보기 십상이다. 이에 따라 매수자는 이주ㆍ철거 단계에서, 매도자는 사업승인 전후에 매각ㆍ매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