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경기 침체로 기존 사업 물량 증가세가 둔화된데다 신규 일감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올 들어 연간 200만 상자 이상의 대형 사업 발주가 뚝 끊겨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4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택배업계 전체 매출액은 1조 6,690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2009년 신장률인 22%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택배 시장 성장세가 꺾인 이유는 내수 경기 침체로 물동량이 늘고 있지 않아서다.
CJ대한통운의 한 관계자는 "기업과 개인 사업자들이 신규 투자를 하고 사업을 확대해야 그에 따른 택배 물량이 생기는데 올해는 내수가 부진하다 보니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현대로지스틱스의 한 관계자는 "최근 체감 경기가 좋지 않아 백화점, 대형마트,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나오는 물량이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 시장이 성장기를 지나 안정기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CJ GLS의 한 관계자는 "최근 5년 동안 택배 물량은 온라인쇼핑 시장 등의 지속적 성장으로 꾸준히 성장가도를 달려왔지만 최근 들어 성장세가 주춤하다"며 "택배산업이 성장 단계에서 안정화 단계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연 50억원 이상(200만 상자) 규모의 대형 신규 물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발주된 연 50억원 이상 규모의 사업은 전년보다 40%가량 줄어든 6건에 그쳤다. 블록버스터급인 연간 250억원 규모(1,000만 상자) 발주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외형 성장을 하기 위해선 경쟁업체 물량을 빼앗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실제 업체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예전에는 눈여겨 보지 않던 소형 발주 잡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별로 관심 없던 1만 5,000~2만 상자 규모의 중소형 쇼핑몰 확보전도 치열하다"면서 "신규 물량이 새로 나오지 않다 보니 경쟁사의 클라이언트를 빼앗아오는 과열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