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30~40대 의원들은 경제정책 수용능력이 미흡한 것 같고 한나라당은 정책적 정체성을 못 찾고 대안 없이 정부 비판에만 주력하는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1일 서울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우리당 386세대 의원들과 만나 “젊은 사람들이 경제에 관심을 갖고 현재의 경제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경제가 중심이 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면서 정쟁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정치권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모임은 18일 여당 386의원들이 만든 ‘신의정연구센터’ 창립총회에 참석한 이 부총리가 때마침 빙모상을 당해 경제정책에 대한 본격적인 토론이 불발되자 별도로 대화의 기회를 갖기 위해 비공개로 이뤄졌다.
이 부총리는 최근 전당대회를 치른 미국 민주당의 경제정책 자료집을 386의원들에게 나눠주면서 “미국 민주당을 좌파라고 하는데 잘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말한 뒤 “현재 (우리 정부의) 부동산ㆍ조세정책 등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경제정책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당부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부총리는 “영국의 대처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못해 실패했다”면서 부동산 및 조세정책의 중요성을 몇 차례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총리는 또 “한 나라 생산력의 중심인 30~40대가 살아나야 국가경쟁력도 살아난다”며 “이는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급부상하고 타이완이 맹추격하는 상황에서 차세대 사람들이 먹고 살 내용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며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에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은 “우리 역시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많이 배우고 경제 관련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정부도 자료를 충분히 제시해 국민을 설득하는 데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한병도 의원은 “이 부총리의 경륜과 경험의 폭이 넓다는 것을 느꼈고 많이 배운 자리였다”며 “언론에 보도된 386과의 갈등 문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고 경제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를 많이 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모임에는 이 부총리와 이광재ㆍ김현미ㆍ한병도ㆍ서갑원ㆍ김태년ㆍ윤호중ㆍ최재천ㆍ이상민 열린우리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