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5.24개각 뒷얘기] "퇴임도 모양새 갖춰라" 22일부터 통보

김대중 대통령이 조각 수준의 개각을 결정한 것은 이달 들어서 이나, 준비는 그동안 충분히 해두고 있었다. 청와대 법무비서관실을 비롯한 인사관계부서는 지난 3월 「브레인 풀」자료를 金대통령에게 제출했고 그 사이에도 계속 보완 및 검증작업을 계속해왔다. 金대통령은 기존의 국가정보원 「존안자료」와 브레인 풀 자료 등을 수시로 훑어보며 인물찾기를 준비해왔다.청와대는 22일 金대통령과 김종필 총리이 조찬회동하기 하루전인 21일 인선자료를 金총리에게 전달, 金총리가 조찬 전에 검토를 마쳤다는 후문이다. 특히 金총리가 22일 청와대 회동때 휴대한 노란봉투가 인선자료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날 두 사람은 김중권 청와대 비서실장도 배석시키지 않고 평소 주례회동 때보다 훨씬 긴 1시간30여분가량 단독 대좌, 이 자리에서 개각 구도를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金대통령과 金총리가 개각 절차를 사실상 모두 밟은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측은 과거 정권에서 물러나는 장관들이 회의중 또는 차안에서 느닷없이 물러나 모양이 좋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 22일 오후부터 통보해 줬으며, 신임 장관들에게도 22일부터 통보를 시작했다. 취임후 15개월만에 처음인 이번 대폭 개각 결정 과정에서 당초 시기와 폭을 놓고 金대통령과 金총리간에 약간 견해차이가 있었으나 金실장이 두 사람 사이를 오가며 진의를 충분히 설명, 공감을 구했다는 후문이다. 金실장은 지난 18일 총리실로 金총리를 방문, 기획예산처장관 등 신설부서장을 비롯한 金대통령의 개각 구상을 전하면서 이번 개각에서 金대통령이 金총리와 잘 상의하되 지분문제는 접어두는게 바람직하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각설이 처음 나온 지난 18일에는 金총리가 대폭 개각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金총리도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모두 당으로 복귀시켜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으나 구체적인 시기를 정한 상태는 아니었으며, 대폭 개각설을 전해듣고 그 배경을 의아해했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金실장으로부터 金대통령의 의중을 들은 金총리는 이에 동의를 표시했고, 정부조직개편과 개각설로 공직사회가 동요하자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은 인사 등 후속조치를 조속히 마무리해 공직사회를 빨리 안정시켜야 한다』며 오히려 조기개각 필요성을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朴대변인이 지난 18일 오전 6월초 개각을 예고하고, 金실장이 이를 뒷받침함으로써 「6월초 대폭 개각」이 언론에 보도된 후 5·24 개각 계획이결정되기까지 4~5일동안 일부 혼선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金대통령이 처음에는 개각시기를 러시아 방문후인 6월초로 잡았다가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해 앞당긴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례적인 개각 예고로 공직자들이 동요를 보이자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이에 따라 金대통령의 러시아 및 몽골 방문 공식수행원도 긴급 교체가 불가피하게 됐다. 교체가 확실한 이규성 재정경제, 박태 산업자원장관 등이 수행원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김준수 기자 J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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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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