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악재로 주식시장에서 투자대기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 이에 병행해 부동자금이 일시적으로 거쳐가는 머니마켓펀드(MMF) 잔고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등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보수화 경향이 갈수록 심화되는 모습이다.
24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직접 주식투자 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 22일 현재 8조2,382억원을 기록, 올 최저는 물론 52주 최저 치를 경신했다. 이는 올 최고 치인 지난 4월16일 보다 2조5,485억원이 급감한 것으로, 지난달 말 이후에만 5,069억원이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순수고객 예탁금도 8,500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투자를 위해 예치 된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 역시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소폭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7조2,839억원에 머물러있다.연초 8조3,040억원과 비교하면 1조원 이상 빠져나간 셈이다.
반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초단기 상품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MMF 설정액은 58조841억원을 기록,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MMF는 지난 1월19일 42조4,082억원을 바닥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로 채권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정체 상태를 보이자 증가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이처럼 시중 자금이 단기 부동화 되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이 주식ㆍ채권시장 등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를 피해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분석가는 “MMF 잔고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단기성 자금의 수신비중은 33개월째 45%를 넘어서고 있다”며 “이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떠돌고 있는 시중자금의 현 주소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