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형사9부(이인규 부장검사)는 21일 상장ㆍ코스닥사 등 40여 정보기술(IT)업체가 연루된 4,000억원대 분식ㆍ가공거래 행위를 적발, 소프트뱅크코리아(현 소프트뱅크씨케이콥ㆍSBCK) 전 대표 이모씨와 전 에이콘 사주 이모씨 등 3명을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또 해외로 도주한 한국알에프로직 사주 이모씨 등 2명을 지명수배 했다.
검찰에 따르면 SBCK 전 대표 이씨는 2001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컴퓨터 하드웨어 등을 구입ㆍ판매한 것처럼 40여개 기업과 허위 매출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아 3,070억여원의 거래실적을 발생시켜 분식 회계한 혐의다. SBCK는 재일교포 손정의씨가 설립한 일본 소프트뱅크가 80% 지분(20%는 삼보컴퓨터 자회사인 나래이동통신)을 갖고 있다. 전 에이콘 사주 이씨는 다른 기업과 허위 세금계산서를 교환해 1,095억원의 실적을 부풀리고 회사 돈 24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과 거래한 곳이 상장ㆍ코스닥사 11개 등 40여개에 달해 향후 조사과정에서 분식회계 규모는 더 늘 것으로 보고 있다.
SBCK는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매출이 부진하자 가공거래에 손을 댔으며 에이콘 전 사주 이씨는 가공거래에서 발생한 자금으로 다른 코스닥사를 인수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로 인해 지난해 10월 한국알에프로직이 300억원의 부도를 내자 SBCK도 590억원을 결제하지 못했고 에이콘과 소프트윈은 부도여파로 코스닥에서 퇴출 됐다.
한편 SBCK측은 “코스닥 등록계획이 없고, 14개 채권단(총 770억원)과 변제 협의중”이라며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대규모 자금을 지원 받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