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와 양도소득세 감면을 골자로 한 9ㆍ10대책이 지난달 24일부터 시행되면서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존 주택은 거래 가뭄이 해소되고 있는 반면 신규 분양시장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거래 가뭄으로 고사 직전에 몰렸던 기존 주택시장은 전세가율이 높은 곳을 위주로 거래량이 늘며 오랜만에 특수를 누리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열린부동산 관계자는 "지난달 24일 대책 발표 이후 전달에 비해 계약건수가 2배 가까이 늘었다"며 "중대형은 문의가 없지만 수요자들에게 관심이 높은 66~105㎡는 확실히 관심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유럽발 금융위기와 서울시의 소형비율 규제로 수요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던 재건축 단지도 거래 훈풍을 맞이하고 있다.
강동구 둔촌주공 인근 대일공인 관계자는 "추석 이후 13건 정도 계약이 성사돼 분위기가 많이 나아졌다"며 "1단지 59㎡형은 추석 전에 5억1,500만원보다 3,000만원 상승한 5억4,500만원으로 호가가 올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9ㆍ10대책 시행일인 24일 이후 9월 마지막주(9월25일~10월1일) 거래량은 8,709건을 기록한 반면 10월 첫째주(10월2일~10월8일)는 1만2,926건, 10월 둘째주는 1만4,415건으로 나타나 주간 거래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반면 신규 분양시장은 오히려 정부 대책의 역풍을 맞고 있다. 올해 말까지 잔금을 납부하거나 등기를 해야 취득세 감면을 받을 수 있고 양도소득세 감면혜택도 지난달 24일까지 미분양 물량에 한 해 적용돼 세제혜택을 전혀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8일 청약을 마감한 '송도 캠퍼스 타운'은 3개 주택형이 순위 내 마감했지만 84㎡ 이상 두 개 주택형은 755가구가 미달됐다. 같은 날 청약을 마감한 '이안 서산테크노벨리'도 830가구 모집에 176명이 신청해 3개 주택형 모두 미달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는 입지와 가격 경쟁력에 따른 신규 분양단지 양극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요자들이 신규 청약보다는 기존 주택이나 미분양주택에 오히려 매력을 느끼는 만큼 지역 내 공급 물량과 입지에 따라 분양 결과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전체 분양시장 분위기는 다소 침체될 수 있더라도 입지가 어떤 곳이냐에 따라서 결과는 차별화될 것"이라며 "동탄2신도시 내 시범 1차 단지들도 계약률이 60%대에 달하는 만큼 현재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신규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올해 말 분양을 계획했던 단지들이 일부 분양을 연기하고 있는 상태" 라며 "하지만 신규 단지 공급이 없어서 수요가 있었던 곳이나 가격이 저렴한 단지들은 수요자들에게 꾸준히 호응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