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철도기술개발 질주… 수출은 제자리걸음

최신 전동열차 ITX - 새마을 투입

국내 기술진 괄목할만한 성과에도

글로벌 시장점유율 수년째 정체

재정 지원 日처럼 정부 역할 필요

우리나라가 국산 전동열차 개발에 있어서는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철도 수출에서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코레일은 이날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최신형 전동열차 'ITX-새마을' 23개 편성을 처음으로 투입했다. ITX-새마을은 2년6개월 동안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최신형 차량으로 고속운행시 소음과 진동을 줄이고 안전성과 승차감을 높인 게 특징이다. 지난 2010년 세계에서 네번째로 독자 개발된 KTX-산천에 이어 또 한번 철도기술 개발의 성과를 보인 것이다. ITX-새마을은 순차적으로 투입되면서 기존 새마을호 열차를 대체하게 된다.


이처럼 철도기술 개발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국토교통부의 중점과제 가운데 하나인 철도 수출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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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11년 KTX산천의 차량과 시스템을 중동과 브라질·몽골 등에 수출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여태 뚜렷한 성과가 없다. 특히 19조원 규모의 브라질 고속철사업(TAV)에는 역량을 집중했지만 브라질 정부가 고속철사업을 돌연 연기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이처럼 철도 수출이 지지부진한 원인으로는 정부의 역할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2011년까지 브라질 고속철도 한국사업단장을 맡았던 서선덕 한양대 교수는 "고속철도의 차량·시스템 등을 일괄적으로 수출하려면 건설·차량·전기시스템·운영 부문의 민간업체와 정부부처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중요한데 정부가 교통정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브라질 정부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에 유리한 조건으로 입찰공고가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물밑작업을 벌여야 하는데 정부가 소극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전략에 있어서도 일본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본은 미국 워싱턴 DC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구간에 신칸센을 수출하기 위해 정부가 자금융자에 나설 정도로 적극적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신칸센을 수출하는 조건으로 전체 공사비 1조엔의 절반가량인 5,000만엔(5조원)의 자금융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국제철도팀 관계자는 "일본처럼 정부가 대규모 융자를 주도하면서 철도를 수출하는 것은 재정 문제로 쉽지 않다"며 "철도 수출과 관련 손해를 보지 않도록 계약을 맺기 위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도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철도산업의 시장 규모는 연간 약 215조원 정도다. 우리나라의 세계 철도산업 시장 점유율은 1%도 안 된다. 그나마 대부분이 민간에서 하고 있고 최근 몇 년 동안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성사시킨 사례는 거의 없다. 민간 기업의 수출도 최근 정체상태다. 국내에서 철도차량을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현대로템은 2012년 철도 관련 수출물량이 1조6,780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1조3,86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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