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대전/선진국 금융기관] 데이트레이딩 '명과 암'

박스애틀란타의 마크 바턴씨가 여러 직장을 전전하다가 마지막으로 자리잡은 직업은 데이 트레이더였다. 점심때 아무 말도 않고 햄버거를 씹으며 컴퓨터를 향해 멍하니 눈길을 돌릴 때는 그가 오전에 돈을 잃었다는 뜻이다. 돈을 따는 날엔 기뻐서 펄쩍거리며 말이 많은 사나이로 변한다. 그러던 그가 지난 7월말 갑자기 증권회사를 찾아가 총을 쏘아 4명을 죽이고 길거리로 뛰쳐나가 아무에게나 계속 총을 쏴댔다. 그는 지난 두달 동안 10만 달러 이상 터졌다. 그는 증권사에서 도박을 일삼는 다른 데이 트레이더들이 자신의 돈을 뺏아간 사람이라는 환상에 빠졌고, 자신의 불행을 무차별 다수에게 돌려주려 했던 것이다. 미국 증시의 장기호황과 인터넷 등 첨단 기술의 발달은 데이 트레이더란 새로운 개인투자 군단을 만들어 냈다. 데이 트레이더는 최근 몇년 사이에 등장, 한여름 잡초처럼 급속하게 번식하고 있다. 약간의 수수료를 받고 데이 트레이더의 거래를 도와주는 회사도 생기고 있다. 애틀란타 총격 사건의 대상인 「올테크(ALL-TECH)」라는 회사는 미국 전역 25곳에 사무실을 두고 3,000여명의 데이 트레이더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서점에 가보면 전자 증권거래에 관한 책들이 즐비하다. 모두 개인투자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이들 서적은 한결같이 데이 트레이딩이 돈을 많이 벌게 해주고, 재미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라고 유혹한다. 데이 트레이더의 선구자격인 올테크사의 하비 하웃킨 사장이 지난 8월 오레건주 포틀랜드에 갔을 때 그의 말을 들으려 온 사람이 100명을 넘었다. 그는 데이 트레이딩이 금융시장의 민주주의를 여는 혁명이라고 찬사를 늘어놓았다. 데이 트레이더는 두가지 부류가 있다. 첫째 부류는 하루종일 집에 칩거하며 컴퓨터에 매달려 주식투자를 하는 경우고, 둘째는 올테크와 같은 데이 트레이딩 전문회사에서 컴퓨터를 빌려 거래를 하는 경우다. 데이 트레이딩은 증권 브로커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거래액의 2%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따라서 순간적으로 변하는 주가 변동에 여러차례 베팅을 해도 비용을 물지 않기 때문에 단기투자의 경향으로 흐를 수 밖에 없다. 이들은 몇분 사이에 특정 주식을 팔고 사기를 식은 죽 먹듯하며, 장기 투자라고 해봐야 주식 보유 기간이 하루 정도다. 마치 컴퓨터 비디오 게임을 하듯 주식시장을 상대로 도박판을 벌리고 있다. 투자 정보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 얻는데 투자 전문 대화방에 가입, 정보를 얻는 경우도 있다. 데이 트레이더들이 기승을 부린 종목은 지난해말과 올초 인터넷주였다. 인터넷 책방인 아마존사의 전체 주식은 데이 트레이더들에 의해 1주일에 평균 두번 주인이 바뀌었다. 그러나 데이 트레이딩이 주식 거래를 대중화하고, 도도하던 브로커 회사들이 수수료를 낮추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증시 발전에 기여한 바도 없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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