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현안을 놓고 대치하고 있는 노동계와 노동부가 제각각 분위기 쇄신에 나서며 노정관계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연대를 강화하며 자체 조직 정비에 나섰고 노동부는 `대화파'로 진용을 다시 짜고 있다.
7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비정규직법과 `노사관계 법ㆍ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 등 노정간 핵심 쟁점이 되고 있는 현안에 대한 연대 투쟁을강화하기 위해 상설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과 이석행 사무총장,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과 백헌기사무총장 등 양 노총 지도부는 6일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입장에 의견을 모으고 오는 10월 대정부 규탄대회 등 구체적인 공조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노총은 지난 5일 중앙법률원을 신설하고 로드맵 투쟁을 효율적으로 벌이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으며 민주노총도 오는 9일 중앙위원회를 거쳐 이르면 다음 주 중 조직 정비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노총 한 간부는 "양 노총은 비정규직법 투쟁을 함께 한 것처럼 김대환 장관퇴진운동과 로드맵 저지 등 대정부 투쟁에 대한 공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이런 연대 강화 분위기는 연내는 물론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노정관계를 파탄낸 정부의 태도가 바뀔 경우는 노동계도 얼마든지대화에 나서 교착상태에 빠진 현안들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부도 연내 입법화를 공언한 로드맵 등 현안 추진을 앞두고 노사정책 담당자들을 대폭 교체하는 등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노동부는 이날 노사정책과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정책홍보관리실장(1급)에 김성중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새로 임명했다.
김 신임 실장은 노사관계개혁위원회 사무국장, 고용보험심의관, 노사협력관, 고용총괄심의관, 근로기준국장, 고용정책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으며 노사관계업무에 밝고 노동계와 `말이 통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오는 9일자로 단행될 예정인 국장급 인사에서도 노사관계 업무를 관장하는노사정책국장에 엄현택 근로기준국장(2급)이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엄 국장은 최근 노정 갈등의 출발점이 됐던 비정규직 입법을 주도해왔으며 이번인사로 로드맵 입법업무까지 맡게 돼 노정갈등의 한 가운데에서 해법을 찾는 수완을보일 지 주목받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인사로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입법 등 중요한 현안들을 앞두고 경색된 노정관계에 변화가 일 수 있을 것"이라며 "김성중 실장의 기용이 노정관계 변화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기자